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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1.8kg짜리 '64t 공중폭탄'···비행기 가장 많이 들이박는 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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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9년 7월, 조류충돌 1459건

최근 5년간 따지면 연 평균 260여 건

충돌 지역 미확인 사례가 절반 넘어

4건 중 1건은 공항구역 내에서 발생

항공기 충돌 조류 1위는 참새로 25건

비둘기,오리,갈매기,조롱이도 상위권

중앙일보

비행기 이착륙 때 새와 충돌하면 사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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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공중에서 새와 충돌하는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가 국내에서 한 해 평균 260건가량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항공기와 가장 많이 부딪힌 조류는 참새, 비둘기 등의 순이었다.

12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송석준(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항공기·조류 충돌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는 모두 1459건이었다. 이 중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만 따지면 한 해 평균 260건의 조류 충돌이 일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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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충돌과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무게 1.8㎏짜리 새가 시속 960㎞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부딪치면 64t 무게의 충격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시속 370㎞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1㎏도 안 되는 새 한 마리와 부딪히면 약 5t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 같은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해 엔진 고장이 발생해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불시착하는 사례도 종종 생긴다.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난 지역을 나누면 공항구역이 385건으로 26.4%를 차지했다. 공항구역 내 조류 충돌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이륙 시 고도 152m 이내, 착륙 때 고도 61m 이내에서 새와 부딪힌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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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충돌해 부서진 항공기 앞부분. [중앙포토]




이 지역을 벗어나서 발생한 '공항구역 밖'의 조류 충돌은 303건으로 20.8%였다. 절반이 넘는 771건(52.8%)은 어느 지역에서 새와 부딪혔는지 명확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공항 중에서는 인천공항과 제주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이 조류 충돌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울산과 대구, 여수, 사천, 군산공항 등은 상대적으로 버드스트라이크가 잦았다.

특히 사천공항은 2017년 한해 항공기 1만회당 조류 충돌 횟수가 21건을 넘었다. 군산공항도 같은 해 21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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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2014년~209년 7월) 비행기와 가장 많이 충돌한 조류는 참새로 확인됐다. 모두 25건이 발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경우 통상 어떤 조류였는지 여부를 밝히기가 힘들다"며 "확인된 조류 중에서는 참새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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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새 항공기와 가장 많이 충돌한 조류는 참새였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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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비둘기로 23건이었고, 오리(22건)와 갈매기(21건)가 각각 3위, 4위에 올랐다. 또 제비와 맹금류인 조롱이가 20건씩이었다. 백로도 9건으로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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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이는 최근 5년간 20 건의 버드스트라이를 일으켰다.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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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는 조류 충돌 10위에 올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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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항에서는 이들 조류가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첨단 드론을 띄우고 엽총을 사용하는 등 조류 퇴치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조류 충돌이 생길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품교체와 수리, 항공기 지연에 따른 피해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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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선 새들을 쫓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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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의원은 "버드스트라이크의 5%가량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며 "정부와 각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 방지에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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