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차기 국방장관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공식 지명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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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령 출신 방송진행자 국방장관 발탁
트럼프는 이날 헤그세스를 국방장관에 지명하며 “피트는 평생을 군대와 조국을 위해 전사로 살아왔다”며 “피트가 군을 지휘하면 적들은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 군은 다시 위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44세인 헤그세스는 2003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미 육군 방위군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최종 계급은 소령으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두차례 훈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4월 백악관에서 폭스 앤 프렌즈 공동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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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진행 중인 헤그세스는 트럼프 1기 때 보훈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었다. 트럼프가 그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하자 미 언론은 “전형에서 벗어난 일”(뉴욕타임스), “놀라운 선택”(악시오스)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강조한 대목은 ‘미국 우선주의’
지명 배경으로 트럼프는 “그는 ‘미국 우선주의’에 진심인 사람”이란 점을 들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헤그세스는 해외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헤그세스에게 국제사회에서의 미군의 역할을 축소하는 미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22년 9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모습. 10만t급의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해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D)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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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지금까지 지명된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수뇌부 중엔 군 장성 출신들이 배제됐다. 주한미군 철수 등 전통적인 미국의 안보 노선에 반하는 트럼프의 입장이 나올 때마다 한·미 동맹의 가치와 북한의 비핵화 등 미군의 전략적 의미를 내세워 설득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해병대 4성 장군 출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육군 3성 장군 출신) 등 견제세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이런 역할을 해줄 인사 대신 ‘트럼프 충성맨’들로 속속 채워지면서 브레이크 없는 독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헤그세스는 미군 인사들이 우려했던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트럼프를 적극 옹호했던 인물이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김정은은 정상화를 원하고,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가 원하는 것을 주자”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이 2020년 5월 상원 정보위원회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랫클리프 전 국장을 차기 CIA국장으로 공식 지명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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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엔 前DNI 국장 지명…정부효율부엔 머스크
트럼프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엔 1기 행정부 때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역임하며 정치 개입 논란을 빚었던 존 랫클리프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랫클리프는 미국 최고 정보기관의 직책 두 곳에서 봉사한 최초의 사람이 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국가안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며 미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두려움 없이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DNI 국장 당시 논란에 대해선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을 위한 가짜 ‘러시아 공모’를 폭로하는 것부터 해외정보감시법(FISA) 관련 법원에서 시민의 자유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남용을 적발하는 것까지, 항상 미국과 함께 진실과 정직을 위한 싸운 전사였다”며 그를 옹호했다.
트럼프는 또 수차례 공언한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이번에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지명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다가 후보직 사퇴 후 ‘트럼프 지지’를 택한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를 함께 이끈다.
지난달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유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무대에 올라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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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중동 특사엔 유대계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가 각각 지명됐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외교관 경험이 없는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지지를 받는 친이스라엘 인사다. 유대계인 위트코프는 트럼프의 골프 친구로, 지난 9월 발생한 2차 암살 미수 사건 당시 트럼프와 골프장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백악관의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연방대법관 구성에도 관여하는 백악관 법률비서관엔 1기 때 내각비서관을 맡았던 윌리엄 조셉 맥긴리가 지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대사 지명자와 지난달 29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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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는 월가 인사, ‘관세’는 측근 보호부역주의자?
경제 분야와 관련해선 재무장관은 월가 출신 인사가, 무역과 관세 관련 분야는 트럼프의 책사가 맡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재무장관을 두고 경쟁했던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이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최고경영자가 재무장관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베센트는 대선 기간 선거 자금 모금과 경제 정책 입안 등으로 트럼프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을 받는다.
키 스퀘어 그룹 설립자 스콧 베센트가 지난 8월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꼽힌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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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WSJ은 트럼프가 1기 때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이끌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무역 관세 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무역 차르’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공화당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트럼프의 임기는 4년이 아닌 중간선거까지인 2년”이라며 정부 구성에 대한 속도전을 강조하며 경제 분야에 대한 인선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무장관에 유력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한 공식 지명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들이 루비오보다 강성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대사의 발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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