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경(왼쪽 2번째), 정원희(3번째), 장정현(5번째) 씨가 지난 7월 말 장애아동들과 함께 서울 박물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정원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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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지음(知音)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친한 벗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 팀명으로 사용해 활동하는 봉사 단체가 있다. 발달장애 아동들의 지음이 되어주고자 같은 고교 출신 대학생 4명 정원희(20·동서울대), 장정현(21·서울대), 김주현(20·한양여대), 박민경(19·덕성여대) 씨가 뜻을 모았다.
대학생들의 봉사는 오래 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서울 관악구 장애인 종합복지센터의 계절학교에 참가해 발달장애아동들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첫 봉사 후 1년이 지난 7월 이들은 관악구 장애인 종합복지센터에 있는 발달장애아동들을 상대로 자신들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봉사에 나섰다. 적극성이 높아지며 봉사가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이들의 프로그램 명칭은 '팔레트'. 색이 섞이듯 장애인도 사회의 한 부분이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달장애아동은 비장애인들에 비해 사회적응이 어려운 까닭에 반복체험을 통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팔레트의 가장 큰 목적이다.
평소 발달장애아동들과의 접촉이 없던 ‘지음’은 일단 천천히 다가가 그들을 이해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한 번 더 관악구센터 사회복지관 선생님들과 함께 기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매일 약 7시간을 아이들과 동행했다. 미술 및 난타활동, 영화 관람, 스케이트, 역사박물관 투어 등을 통해 아이들의 특성 파악에 힘썼다. 정원희 씨는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봉사활동이 그만큼 더 가치가 있었고 즐거웠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8월 초에는 1박 2일간 양평으로 외부활동(양평외갓집체험)도 떠났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까닭에 더 정이 들었다. 정 씨는 “장애가 있는 까닭에 아이들의 돌발행동이 종종 나왔지만 일대일로 붙어있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거의 없었죠”라고 설명했다.
아동들이 색칠을 통해 서울의 명소를 찾아 만든 결과물. /사진=정원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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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선입견에 변화가 생겼다. 정원희 씨는 “팀원 중 한 명은 고교 시절 장애아동에게 다가가기 두렵고, 소통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경험을 통해 오히려 ‘내가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죠. 되레 우리가 배우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팀원은 “봉사를 가기 전에는 ‘장애 아동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우리가 손발이 되어 다 해결해줘야 된다’라고 생각했는데 봉사를 해보니 ‘우리가 조금만 도와줘도 사회에서 나름 잘 적응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지음의 봉사활동은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색의 3원색(빨강, 초록, 파랑)을 이용해 모든 색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향후 4가지(빨강, 초록, 파랑, 검정) 색깔교실 체험으로 장애 아동들의 사회성을 높이고자 한다.
“봉사는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이죠. 아동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사회적 편견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일상생활 뿐 아니라 문화 및 체육 분야에서도 차별받고 있어요. 우리의 봉사활동으로 그들의 생활을 모두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사회의 평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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