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직원 “정경심 교수가 부탁” 검찰 진술
“정 교수, 펀드 운용사·투자처도 알려줬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반출할 때 도운 증권사 직원이 조 장관 부부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있는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교체에 동원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11일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근무하는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지난 1일 정 교수와 함께 경북 영주 동양대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나온 혐의(증거 인멸)를 받고 있다. 이틀 뒤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검찰이 컴퓨터의 행장을 찾자 정 교수는 김씨 트렁크에 보관 중이던 컴퓨터를 임의제출했다.
1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정 교수의 동양대 방문 동행 2~3일 전 조 장관 부부의 자택에 들러 정 교수가 집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를 교체해줬다”고 밝혔다. “동양대에 방문했을 때에도 정 교수 연구실 내 PC 교체용으로 새 하드를 가져갔지만, 사양이 안 맞아 컴퓨터를 들고 나왔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정 교수가 요청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컴퓨터 하드를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고 김씨 변호인은 전했다.
한국일보 역시 검찰이 김씨가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를 구입한 영수증을 발견하고 추궁한 끝에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또 조 장관과 만난 사실도 인정했다.“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조 장관을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당연히 정 교수가 조 장관의 부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정 교수가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투자처에 대해 사전에 문의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김씨가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가 먼저 조 장관 가족과 처남 등이 14억원을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해 “먼 친척이 운용한다”고 말했으며, “사모펀드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씨는 “(정 교수가) 코링크PE 측이 투자한 2차 배터리 개발업체인 WFM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정 교수와 증권사 직원의 PC 반출에 대해 “아내가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김씨가 운전했고, 제 처는 부산으로 갔다”며 “아내가 서울로 올라오고 난 뒤 김씨와 만났고 그떄 검찰에서 연락이 와 컴퓨터를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말했다. 또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코링크라는 이름을 검증 과정에서 처음 봤다”고 해명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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