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TV 방송 연설에서 이번 총선에서 자신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요르단강 서안(웨스트 뱅크)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로) 합병하겠다"고 말했다고 같은 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일에도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방송에서 요르단 서안 합병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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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새 정부가 구성되면 요르단계곡과 사해 북부부터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할 것"이라며 요르단계곡을 시작으로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덧붙였다. .
또 오는 17일 이스라엘 총선이 치러진 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평화안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정착촌 합병이 미국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로 점령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팔레스타인인이 약 270여만명 살고 있으며 유대인 정착촌에는 이스라엘인 40여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유엔은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정착촌을 계속 늘려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정착촌 합병의 시작 지역으로 꼽은 요르단계곡과 사해 북부는 요르단강 서안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다.
팔레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위원인 하난 아쉬라위는 AFP통신에 "그(네타냐후)는 '2국가 해법'을 파괴하고 평화의 모든 기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을 세우는 구상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앞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을 언급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란이 중부 아바데에서 핵무기 개발 시설을 새로 만들었다가 이스라엘에 발각되자 올해 7월 관련 시설을 파괴했다는 것이 관련 발언의 요지였다. 이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진짜 핵무기를 가진 쪽(이스라엘)이 양치기 소년처럼 소란피우며 도와달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위협과 유대인 민족주의를 잇달아 강조한 것은 총선에서 보수적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재 이스라엘 총선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10일 현지 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 성향의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이 32석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총선에서 31석으로 1석 뒤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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