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나 부동산펀드에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투자하는 개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하고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역세권, 복합환승센터 등 공공시설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때나 산업단지 용지 등을 공급할 때에도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11일 발표했다.
신한알파리츠가 기초자산으로 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 있는 ‘크래프톤타워’. / 신한리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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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는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자산에 펀드재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투자자가 쉽게 현금화할 수 있지만, 부동산펀드는 주로 3~5년 만기의 폐쇄형으로 만들어지며 만기까지 환매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모형은 투자자를 특정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형태지만, 사모형은 투자자를 49명 이내로 한정적으로 모아 설정한다.
그동안 리츠·부동산펀드는 대형 투자기관만 투자하는 사모 형태로 운영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일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은 지난 2016년 105조원에서 2018년 161조8000억원으로 53.5% 커졌지만, 지난해 기준 사모에 투자된 금액은 155조8000억원인 데 반해 공모는 6조원에 불과하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시중에 있는 유동성을 흡수해 기업 신사업 투자 등 생산적인 분야로 이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는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개인과 기업 투자자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개인이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공모형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을 주고 세율도 현행 14%에서 9%로 낮춰 적용한다. 현재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 6~42%로 누진과세되는데 여기에 합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내 관련법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적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형 리츠·부동산펀드에 대해선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공모형 투자를 유도한다. 현재 공모형과 사모형 모두 재산세 분리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데, 사모형에 한해 합산과세대상에 포함하도록 해 세 부담을 늘린다.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사안으로 내년 2분기 개정을 목표로 추진한다.
공모리츠에 현물을 출자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출자 대가로 받은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과세를 이연해주는 특례도 오는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한다.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나 공모가 전액 투자하는 사모형 리츠·부동산상품에 대해 취득세 감면 여부도 검토한다.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질 좋은 공공자산 공급도 늘린다. 역사복합개발, 역세권 개발, 복합환승센터 등 공공자산을 개발하거나 시설운영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때 공모 사업자나 공모자금을 활용한 사업자를 우대한다. 산업단지나 신도시 자족용지, 대형 물류시설용지 등 공공이 조성한 시설이나 용지를 분양할 때에도 공모 사업자에 우선 공급한다.
개인들이 안심하고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한다. 50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상장 리츠는 전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평가를 받고 결과를 공시하도록 한다. 지역과 자산, 자산규모별 수익률을 나타내는 상업용 부동산시장 투자지수도 정부가 민간과 함께 연내 개발, 내년 1분기부터 시범운영에 나선다. 또 주택도시기금 여유기금, 연기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출자하는 앵커리츠를 조성해, 이 리츠가 다수의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밖에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가 사업대상지에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을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임대주택 등을 건축할 때 한시적으로 용적률을 완화하도록 하는 등 사업성 강화 장치도 마련한다.
세종=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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