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볼턴 보좌관 사퇴 과정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WP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분명히 하자면 내가 (먼저) 사임했다. 어젯밤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머지않아 때가 되면 발언권을 가질 것이다. 다만 사임에 대해선 여러분에게 사실을 밝혔다"라며 "내 유일한 관심사는 미국 국가 안보"라고 했다. 사임 과정을 둘러싼 뒷이야기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관해서 적절한 때에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11월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발언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볼턴 보좌관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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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나는 지난밤 사임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따로 더 적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등 외교·안보 노선과 의견을 달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최근에도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정책, 특히 아프가니스탄 및 러시아 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TV에 출연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왔다고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가 전했다고 한다. 볼턴 보좌관이 트위터 글에서 ‘국가 안보’를 거론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우려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CNN도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낸 사임서를 공개했다. 10일자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서에는 "나는 이제 NSC 보좌관직에서 사임하겠다.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난 어젯밤 볼턴에게 ‘당신은 백악관에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물러났다는 소식이 오늘 아침 전해졌다. 다음 주에 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했다.
둘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어젯밤’ 볼턴 보좌관의 거취가 논의된 건 일치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 모두 어젯밤에 사임에 관해서 말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 사임 결정은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낮 1시 30분 국제테러리즘 대책과 관련 기자회견에 참여할 예정으로 공지됐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2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 볼턴 보좌관 경질 사실을 트위터로 알렸다. 결국 볼턴 보좌관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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