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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의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가 10일 발표됐지만, 시장 분위기는 잠잠하다. 오히려 대기업의 깜짝 등장이 가능한 본입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오전 숏리스트로 추려진 업체에 선정 소식을 각각 전달했다. 비공개 입찰로 진행되는 만큼, 대외적으로 명단을 공개하진 않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숏리스트로 뽑혔다. 전략적 투자자(SI)와 연대한 재무적 투자자(FI) KCGI와 스톤브릿지캐피탈도 합격선을 넘었다. KCGI는 홍콩계 PEF인 뱅커스트릿과 손을 잡았는데, 항공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업체들과 함께 인수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톤브릿지 역시 SI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저비용항공사(LCC)를 보유한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사모펀드(PEF)인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공개되지 않은 PEF 1곳 등 총 5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흥행 실패에 따른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매각자 측에서 연내 매각 성사를 위해 절차를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숏리스트 명단 발표에도 시장 안팎에서는 별다른 변화 기류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 참가가 없는 반쪽짜리 매각전이어서, 김이 샌다는 이유에서다. 숏리스트 중 최종적으로 인수가 가능한 곳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2곳이다. 애경그룹의 경우, FI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애경그룹이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실탄은 최대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2조원대로 추산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FI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은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된다.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 투자자 역할만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실질적인 경영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맡게 된다. 하지만 항공업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욱이 사모펀드 중심의 인수 후보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매각자 측에서 안정적인 운영 가능성을 이유로 사모펀드 인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 자본이 섞인 경우, 비율에 따라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의 향방은 본입찰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본입찰에 바로 참가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일반적인 매각 절차는 예비입찰 후 숏리스트만을 상대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불을 붙일 마지막 방법인데, 인수가격 인상을 방어하다 참전 타이밍을 놓친 대기업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기업이 막판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 항공업항이 둔화되고 있지만, 주기를 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약 10조원에 달하는 부채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비입찰 없이 본입찰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페널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숏리스트 후보들은 추석 이후부터 자체적인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자 측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께 본입찰을 치루고, 늦어도 12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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