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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갈등 속 日문화축제 열려…"갈등에도 교류는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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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축제 한마당 코엑스서 개최…"작년 행사 때보다 방문객은 줄어"

일본 전통의상·전통놀이 체험, 지역 관광 홍보 부스 등 운영

연합뉴스

'한일 축제 한마당 2019 인(in) 서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서울 코엑스에서 1일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 2019 인(in)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축하 공연을 보고 있다. 2019.9.1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한국과 일본에서 어른들이 벌이는 정치적 싸움이 아이들 세계에서는 유지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들과 함께 왔어요."

9월의 첫날 서울 코엑스에서 '축제 15년 새로운 내일로'를 주제로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 행사장에서 만난 고혜연(40) 씨의 말이다.

일본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매년 축제를 찾았다는 고씨는 과거에는 주로 친구나 회사 동료들과 왔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데려왔다.

어른들의 목소리로 일본을 배울 게 아니라 직접 눈과 귀로 일본 문화를 경험해보길 원하는 마음에서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한일 축제 한마당 행사장에는 고씨와 같이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한국 시민들의 발길이 잇달았다.

유카타와 기모노 등 일본 전통의상을 입거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한 채 행사장을 활보하는 일본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최 측은 구체적인 방문객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매년 행사에 왔었다는 사람들은 지난해보다 사람이 확실히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뒤엉켜 나오는 행사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갈등이 잠시나마 잊힌 듯 보였지만, 양국이 갈등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는 오지현(20) 씨는 앞으로 일본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데, 한일 갈등이 길어지면서 자신의 앞날까지 막막해지는 게 아닐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오씨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오늘 일본 문화를 체험하러 오는 것을 보고 양국 관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서 다시 양국 관계가 회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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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축제 한마당 인(in) 서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서울 코엑스에서 1일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19 인(in) 서울'에 주한일본대사관이 마련한 일본 축제놀이 부스 앞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2019.9.1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이날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사노 마아사(22) 씨는 "행사장이 썰렁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놀랐다"며 "여전히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서 기뻤다"며 웃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곽태우(18) 군은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비난하는 눈길을 보내니 부담스럽고 답답하다"며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부스는 기모노와 유카타 등 일본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와나게(고리 던지기)·겐다마(망치모양의 자루에 끈으로 연결된 나무공을 얹으며 노는 도구) 등 일본 전통놀이를 해보는 문화체험 부스였다.

일본 전통의상 체험장 옆에서 한복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한국전통자수문화 예술협동조합 황순기 실장은 "행사장에 찾아온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일본을, 한국을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 국면에서 이번 행사 참가 여부를 고민했다는 황 실장은 "일본이 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과도 하고, 수출규제 조치를 풀어서 예전처럼 자유롭게 교류하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일본 여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행사장 다른 한편에는 일본 지방자치단체들도 부스를 차려놓고 한국인의 관광·방문을 독려했으나, 문화체험 부스와 비교하면 다소 한산한 편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05년 한일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민간 문화교류 행사로 한일 축제 한마당을 서울에서 매년 개최해왔다. 2009년부터는 일본 도쿄(東京)에서도 같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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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축제 한마당 인(in) 서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서울 코엑스에서 1일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19 인(in)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이 일본 책갈피 인형을 만들고 있다. 2019.9.1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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