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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박양우의 내 인생의 책]④뜻으로 본 한국역사 -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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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넘어 사랑의 길로

경향신문

8·15다. 다시 ‘해방의 날’을 맞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최근 일본 정부가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난은 이기는 자에게는 옥을 닦는 돌 같은 것이나, 거기 져버리는 놈에게는 망하게 하는 재난이다”라는 선생의 말씀이 오늘 더 크게 울린다.

선생은 해방이 ‘도둑같이’ 왔다고 말했다. 선생은 이 말을 부정적으로만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씨알(민중)이 해방의 주인이며, 해방은 나라를 되찾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민중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보았다.

이 책의 원제는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다. 이 책은 성서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를 꿰뚫지만, 그 근간은 민본주의와 민족주의라고 할 수 있다. 역사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부분과 전체를 얽어매는 통합적 전망과 주체적 해석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우리 역사를 ‘고난의 역사’로 보고 사랑과 평화라는 민족의 이상을 좇아가는 성장과 편력의 일대기로 엮어낸다.

“여럿인 가운데서 될수록 하나인 것을 찾아보자는 마음, 변하는 가운데서 될수록 변하지 않는 것을 보자는 마음, (중략) 하나를 찾는 마음, 그것이 뜻이란 것이다.”

하늘의 ‘뜻’을 읽어내는 것이 산 역사이며 참역사이다. 역사(歷史)는 사람의 역사(役事)에 의해 이루어진다.

‘과거는 지나가지 않고 현재 안에 살아 있다.’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는 오늘, 통한의 역사를 바라보는 깊은 안목과 민중의 혼을 일깨우는 준열한 꾸짖음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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