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대국민담화 / “잘못된 고집 꺾고 미래로” 강조 / 수석대변인 김명연 등 당직 교체 / 친박·영남 편중 분위기 쇄신 시도 / 與 “정책 몰이해 드러냈다” 싸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일을 하루 앞둔 14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4일 이례적으로 대국민담화를 내고 “지금이라도 문재인정권이 잘못을 바로잡고 정책 대전환에 나선다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이날 담화는 당내 리더십 문제와 지지율 하락 등으로 당 안팎에서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대안 제시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제74주년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를 통해 “5년 단임 정권이 영속해야 할 대한민국의 체제를 바꾸려 하다가 지금의 국가적 대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며 “잘못된 고집을 그만 꺾어달라. 새로운 협력의 미래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소득이 성장을 이끈다는 이 정권의 정책은 출발부터 틀렸다”며 “저와 우리 당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강제 단축과 같은 반시장·반기업 정책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편 가르고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잘못된 정치부터 끝내야 한다”며 포용과 배려의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국당이 먼저 노력하겠다고 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선결 요건은 바로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면서 “어설픈 중재자가 돼서는 안 된다. 원칙을 지키는 강한 힘으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전환의 5대 실천목표로 △잘사는 나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 △화합과 통합의 나라 △한반도 평화의 새시대를 제시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을 만나 정책 간담회를 갖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를 수도권 의원들과 친박 색채가 옅은 인사들로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도 시도했다. 그는 수석 대변인에 재선의 김명연(경기 안산 단원갑) 의원을, 대변인에 초선의 김성원(경기 동두천·연천)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 등을 각각 내정했다. 기존 대변인 가운데 민경욱 의원은 교체됐고, 전희경 의원은 유임됐다.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재선의 이헌승(부산 진구을) 의원에서 재선의 김도읍(부산 북구·강서을) 의원으로 교체했다. 황 대표 체제가 지나치게 ‘친박·영남권’ 중심으로 흐른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이번 당직 인사에 대해 “제가 당에 들어온 지 반년쯤 됐는데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어서 변화를 통해 새 모멘텀과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반응은 싸늘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황 대표의 발표 직후 논평을 내 “한·일 경제 갈등의 전쟁적 상황 등 대한민국의 절박한 현실에 대한 인식도, 현안에 대한 정책에 대한 이해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었다”며 “도리어 공정시장경제와 복지 등 제반 정책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날을 세웠다.
장혜진·곽은산·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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