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학 웬디 케닉스버그, 매트 폰듀어 제공 |
지구의 일부 생명체가 유해 자외선을 중화할 때 내는 빛인 ‘생체형광(biofluorescence)’을 단서로 외계 생명체를 찾는 새로운 탐색 방법이 제시됐다. 이 방법이 실제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코넬대학 칼 세이건 연구소의 우주생물학자 잭 오말리-제임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생체형광을 이용해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실은 논문을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 최신호에 실었다.
생명체는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 강렬하게 내뿜는 자외선 복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체형광을 낸다. 이에 연구팀은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생체형광을 낼 것이고, 망원경을 통해 이 빛을 관찰하면 그것을 찾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산호의 생체형광. /코넬대학 존 먼슨 제작 동영상화면 캡처 |
특히 이번 연구는 지구 바닷속 일부 산호가 태양에서 나오는 유해한 자외선을 해가 없는 가시광선 파장으로 바꿔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 산호들은 ‘광보호 생체형광(photoprotective biofluorescence)’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자외선을 더 길고, 안전한 파장으로 바꿔 흡수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과학자들이 포착할 수 있다.
즉 연구팀은 항성의 강렬한 자외선이 행성에 닿을 때 순간적인 형광을 포착하면 외계 생명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또 우주에서 가장 흔한 M형 별은 돌발적으로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플레어(flare)를 자주 일으키는데, 이런 플레어로 강렬한 자외선이 방출된다. 방출된 자외선이 행성에 쏟아지면서 생명체의 생체형광을 유발해 행성을 특정 색깔로 물들이게 된다. 이는 차세대 망원경을 통해 포착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일반 산호의 형광 색소 발현 특성을 활용해 M형 별을 도는 행성에 적용할 수 있는 빛과 색 띠 모델도 만들어 제시했다. 연구팀은 10~20년 뒤에 사용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대형 지상망원경이 이런 빛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말리-제임스 연구원은 "이런 생체형광은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 중 하나"라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칼 세이건 연구소 소장인 리사 칼테네거 부교수는 "(생체형광은) 칠레에 건설되고 있는 초대형 망원경(ELT)처럼 작은 행성에서 나오는 빛을 포착해 생명체 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대형 망원경의 훌륭한 목표"라고 했다.
한편 연구팀은 외계행성 ‘프록시마 b’를 관측 대상 중 하나로 꼽고 있는데, 이 행성은 지난 2016년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서 발견된 암석형 외계행성이다. ‘프록시마 b’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M형 별인 ‘프록시마켄타우리’를 돌고 있으며, 먼 미래에 최적의 우주 여행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심영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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