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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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구속, 6년 동안 옥고를 치른 은수미 성남시장이 14일 사노맹을 둘러싼 야당 공세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노해 백태웅 은수미 조국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했던 수 많은 젊은 영혼이 사노맹”이라며 “이들에게 더 이상 무례하게 굴지 말라”고 일갈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루됐던 사노맹 사건과 관련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공세를 겨냥한 발언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처 |
은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국은 안 된다는 야당 정치인에게 묻는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야당이 조국이 안 된다며 사노맹 마녀사냥을 또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앞서 조 후보자가 과거 정부가 ‘반국가 단체’로 규정했던 사노맹의 부설기관에 가입, 활동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문제삼고 나선 바 있다.
은 시장은 “사노맹과 연관된 모든 사람은 담담히 그 대가를 치렀다”며 “사람을 짓밟는 군홧발에 저항했고, 가혹한 고문을 일삼던 어두운 방의 고통을 견뎠으며, 목숨까지 요구했던 그 시대를 버텼다”고 썼다. 그는 “가끔 터져나올 것 같은 비명을 참으며 지금까지 살았고, 때가 되면 터지는 빨갱이 사냥의 무례함에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묻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은 시장은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된 당시 오랜 독방 생활과 고문 후유증으로 결핵, 폐렴 등 각종 병을 앓았다. 또 이로 인해 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은 시장은 이어 “왜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독재에 동조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온갖 대가를 다 치른 사람들이 이 무례함을 견뎌야 하나”며 “그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던 당신이 어떤 권리로 나를 매도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되묻고 싶다. 그러면 당신은 왜 그때 저항하지 않았나, 독재가 정당하다고 생각했나”라고 황 대표를 향해 반문했다. 은 시장은 “저항을 한 조국은 안되고, 가만히 있거나 동조한 당신은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는 것”이라며 “당신 자신부터 되돌아 보시라”고 글을 마쳤다.
은 시장은 수감생활 후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근무했다. 2012년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의원이 됐고,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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