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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CNN’ 간판 앵커가 욕 퍼부으며 광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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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쿠오모, 한 시민에게 욕하는 동영상 퍼져

영화 ‘대부’ 속 나약한 ‘프레도’라고 부른 게 발단

쿠오모 가족, ‘이탈리아인=마피아’ 시선에 시달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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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엔엔>(CNN)의 대표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49)가 한 남성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져 화젯거리가 됐다. 문제의 발단은 “프레도(Fredo)”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지난 11일 밤 보수 유튜브 채널인 ‘브랜던의 요점’에 처음 올라온 이 영상에는 쿠오모가 자신을 “프레도”라고 부른 한 남성에게 “내 이름은 크리스 쿠오모”라며 “프레도는 <대부>에 나오는 나약한 형제다. 보수 쪽 나쁜 자식들이 나를 프레도라고 부른다. 그들은 이탈리아 사람을 비방할 때 그 말을 쓴다”고 거칠게 몰아붙인다. 프레도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을 다룬 영화 <대부>에서 나약하고 무능한 둘째 아들의 이름이다. 쿠오모는 에프(F)로 시작하는 욕설을 퍼붓고, “너를 계단에다 내던지겠다”고도 했다.

이탈리아계인 크리스 쿠오모의 가족은 아버지 마리오와 형 앤드루가 각각 전·현직 뉴욕주지사이고 본인은 유명 앵커인 뉴욕 명문가로 꼽힌다. 하지만 이탈리아인을 영화 <대부> 속 마피아와 연결짓는 시선에 시달려왔다. 마리오는 <대부>를 계속 안 보다가 2013년 본 뒤에야 “걸작”이라고 했고, 앤드루는 공화당 정적들로부터 “주지사 행정을 ‘범죄 집단’처럼 한다”는 공격을 받았다.

이 영상에는 언쟁이 시작된 경위는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영상 속 해당 남성은 평소 보수논객 러시 림보가 쿠오모를 ‘프레도’라고 부르길래 사실로 알고 뉴욕의 셸터 아일랜드에서 “프레도, 사진 한장 찍을 수 있나요?”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쿠오모는 13일 트위터에 “요즘에는 이런 일이 늘 일어난다. 가끔은 내 가족 앞에서도 생긴다”며 “그러나 교훈이 있다. 내 어리석음에 보탤 말은 없고, 내가 반대하는 것들보다는 내가 더 나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시엔엔>은 “쿠오모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평소 쿠오모 가족을 공격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종일 트위터에 이 영상과 조롱을 퍼 날랐다. 그는 자신과 가까운 <폭스뉴스>의 숀 해너티 등 보수인사들이 쿠오모를 옹호하자 “보수 쪽에서 이런 행동을 했으면 가짜뉴스들이 작살 냈을 텐데 쿠오모 같은 진보 민주당 사람들이 하면 공화당 사람들이 즉각 방어해준다. 더 배워야 한다!”고 한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쿠오모를 “자제력을 잃은 동물”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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