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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김성주 “국민연금 日전범기업 투자 재검토...정의부터 명확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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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미쓰비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범기업 미쓰비시, 강제징용 사죄 않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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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안보우호국)에서 배제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를 재검토하고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일 ‘한국 국민연금이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담은 기사다. 김 이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를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중이다. 일본 전범기업을 우리 투자 리스트에서 제외해야 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 전에 먼저 어떤 기업들이 전쟁 범죄에 실제 기여했는지, 전범기업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을 인터뷰한 FT는 영국 매체지만 2015년 일본의 경제미디어그룹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인수됐다.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로 지적돼왔다. 최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국내에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미쓰비시 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에 1조 2300억원을 투자했다”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일본 전범기업 75곳 중 84%에 해당하는 63곳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일본 투자 문제는 오랫동안 계속 제기돼왔다”며 “(이번 갈등 계기로)을 좀 더 철저하게 검토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 재검토는 정부 지시에 따라 진행되는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나는 기금 운용에 있어서 정부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그게 문재인 정부의 명확한 철학이고, 내가 가진 굳건한 원칙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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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금융투자업계 동반성장 간담회'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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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은 지난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기존 책임투자전략을 개선해 환경(E)ㆍ사회(S)ㆍ지배구조(G)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원칙이다.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 원칙을 일본 전범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1600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은 한국 증시에 약 7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투자 제한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00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은 한국 증시에 약 7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국가 간 분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기간 내에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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