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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최태원 회장 “제조기업, 20년 뒤면 AI 만들어 팔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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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제조업의 미래



중앙일보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2024 울산포럼’에서 국내 제조업의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을 위해 기업들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공생 모델을 제안했다. 울산포럼은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인 2022년 회사의 모태인 울산 지역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최 회장이 제안해 시작한 행사다. 최 회장은 3년째 직접 참석하며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울산포럼에서는 ‘피보팅(Pivo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라는 주제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최 회장이 던진 화두는 AI 시대 제조산업의 ‘역발상’이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AI를 얼마나 유용하게 쓸 건지 한 가지 측면으로만 보고 있는데, AI를 계속 쓰면 내가 만들건 남이 만들건 제품이 비슷한 형태가 된다”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AI를 훈련하고, 이를 통해 더 똑똑해진 AI를 상품화하는 등 양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20~30년 뒤 울산 제조기업들이 AI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 회장은 또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해야 하는데, 울산의 개별 기업이 이렇게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울산 산업단지 내 전체 데이터를 다 같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관련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차원에서 이런 시도를 하면 여수·대전 등 다른 도시도 동참하게 돼 제조업 관련 데이터를 총망라하는 거대한 AI 산업 인프라로 만들 수 있다는 제안이다.

SK에너지와 현대차, 포스코, HD한국조선해양 등 기업들은 각자 도입 중인 AI와 DX 사례를 소개하며 스마트 제조의 미래를 논의했다. 정창훈 SK에너지 담당은 “SK는 60년 이상 축적된 도메인(사업 영역) 지식과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기술을 융합하고 있다”며 “40여 개 DX 과제 중 10여 개를 직접 개발했다”고 말했다.

포럼에선 지역소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도시 울산에 문화를 입히자는 논의도 진행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울산은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도시여서 남성에겐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여성은 올 이유가 별로 없다”며 “문화적 요소를 더해 여성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문화와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예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울산만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문화 콘텐트가 있어야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현재 사용 중인 원유저장탱크 외벽에는 그림을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탱크는 내부에 도서관·오페라하우스 등 문화 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SK그룹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SK그룹이 진행 중인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 “신에너지부터 현재 에너지까지 전부 총망라해 트랜지션(전환)할 때 서로 마찰이 없고 힘을 합해서 협업이 잘될 것”이라며 “두 회사가 다시 합쳐지면서 에너지 토털 솔루션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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