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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트럼프 압력에 개봉 취소한 영화 ‘더 헌트’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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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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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사 유니버설 픽처스가 다음달 개봉할 예정이었던 사회 풍자 영화 ‘더 헌트’(The Hunt) 개봉을 취소했다고 AP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4일 텍사스주 엘패소 월마트와 오하이오주 데이턴 오리건지구에서 잇달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모두 31명이 숨지는 참사의 후폭풍을 염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화사도 성명을 통해 지금은 이런 영화를 개봉할 시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크레이그 조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 헌트’는 오스카상 수상 배우 힐러리 스왱크와 베티 길핀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와이오밍·미시시피·플로리다 등 공화당의 전통적 보루 지역에서 납치된 사람들을 풀어놓고 돈 많은 ‘엘리트’ 사냥꾼들이 총격 사냥을 한다는 내용이다. 원래 미국 내 깊은 정치적 분열을 격렬하게 풍자한 영화로 원제목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주) 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 주)’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진보적 할리우드는 엄청난 분노와 증오에 찬 최고 수준의 인종차별주의자”라며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그들은 자신을 엘리트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지만, 그들은 엘리트가 아니다. (곧) 나올 영화는 혼란을 일으키고 불붙이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영화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영화계에서는 ‘더 헌트’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미 유니버설 픽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예고편을 철수하는 등 마케팅을 포기했는데 이번에 아예 플러그를 뽑아버리기로 했다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전했다. 예고편을 본 이들은 누가 봐도 사냥 당하는 이들은 영웅적인 보통 사람이고, 사냥하는 이들은 사악한 악당으로 그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제 영화의 전모를 파악할 일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고 잡지는 씁쓸해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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