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은 물론 英·대만 등도 가세
8월 14일은 '위안부 기림의 날'… 日갈등 여파로 집회규모 커질 듯
11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14일 열릴 수요집회는 평소보다 규모가 커졌다. 한국에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을 포함해 경기도 안양·수원, 강원도 원주 등 국내 12개 도시에서 연대 집회가 열린다. 매년 광복절 직전 수요집회는 미국·일본 등에서 연대 집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는 일본·영국·대만 등 세계 9개국, 21개 도시로 참여 국가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 특히 일본에서는 도쿄·오사카·나고야·히로시마 등 11개 도시가 참여한다.
규모가 커진 것은 이번 수요집회 날짜가 가진 상징성과 최근의 반일 정서 때문이다.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2017년 12월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해부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라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국가기념일과 수요집회 날짜가 겹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일 정서도 집회 참여 인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하루 만에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일"이라며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일본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비판 성명을 냈다. 정의기억연대는 "1400번째 수요 집회에서 1차 가해자인 일본 정부에 전쟁 범죄 인정, 공식 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주최 측이 신고한 참가 인원은 2000명이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반일 정서가 고조된 분위기 때문에 신고 인원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대비 중"이라고 했다. 집회는 14일 정오부터 90분간 열린다. 우간다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와 분쟁 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에서 보낸 영상메시지가 상영된다. 경기 수원과 호주, 뉴질랜드의 연대 집회 현장 연결도 이뤄진다.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 모습을 상상한 대형 걸개그림과 피해자 이야기를 담은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시민들의 자유 발언에서는 일본 정부를 향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올 전망이다. 수요 집회가 끝난 오후 4시부터는 천주교전국행동이 특별 미사 봉헌을 연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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