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찰, 프로파일러에 수사 자료 분석 의뢰
변호사 등 의견도 수렴…고씨 부부는 "사인 몰라"
고유정, 전 남편 살해 혐의 재판에 새 변호사 선임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카메라 앞에 선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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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고유정(36) 의붓아들 A군(5) 의문사와 관련해 전문가 분석을 의뢰한다.
충북경찰청은 오는 12일부터 3일간 다른 지역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5~6명에게 A군 사망 사건 수사 자료를 주고, 분석을 맡길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고씨와 그의 현 남편 B씨(37)를 살인과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관계자는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타 지방청 소속 프로파일러에게 분석을 의뢰했다”며 “고씨와 B씨의 평소 행동 패턴과 심리를 비교해 이들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 신빙성이 있는지, 모순된 점은 없는지를 따져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파일러가 분석한 내용과 5개월간 조사한 내용을 종합하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고씨 부부의 진술과 수사 기록 등을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한 법률 전문가에게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고유정의 현 남편 B씨의 친아들이다.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 고씨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에 숨졌다.
고유정의 인물 관계도.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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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이 숨지기 전날 한방에서 잠을 잔 사람은 B씨다. B씨는 당시 피를 흘리고 엎드린 채 숨진 아들을 발견하고 고유정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국과수는 지난 5월 A군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경찰은 이 사건을 타살 또는 과실치사에 중점을 두고 수사해 왔다. 타살 가능성의 경우 고유정과 B씨를 모두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공범 가능성은 배제한 상황이다. 과실치사의 경우 A군과 함께 잠을 잔 B씨를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누가 A군을 고의로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했는지, 과실이라면 어떤 실수 때문에 A군이 사고를 당한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고씨와 B씨는 “아들이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사적 공간이어서 폐쇄회로TV(CCTV)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부모 진술에 의존해 수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사건 전후 고씨 부부의 행적과 진술, 전문가의 심리 분석을 통해 A군의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고씨는 정식 공판을 앞두고 새 변호인을 선임했다. 현행법상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국선변호인을 원치 않으면 사선 변호인을 새로 선임할 수 있다. 지난 7월 고유정 측이 선임한 사선 변호인 5명은 비난이 이어지자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후 법원은 절차를 거쳐 국선 변호임을 선임했다.
법원은 지난달 공판 준비기일을 마무리하고 오는 12일 전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씨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열 예정이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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