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주요 참고 자료인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우리 수출의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통관기준 수출은 1~4월 중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줄었으며 5월 들어서는 9.7% 감소하고 6월에는 감소폭이 13.7%로 더 커졌다.
보고서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을 세계교역 관련 불확실성과 IT 부문으로의 무역갈등 확산 경로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5월 이후 심화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및 교역에 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수출물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6월에는 글로벌 교역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물량이 감소했다. 실제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4분기 7.0%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올해 1~4월 -1.4%, 5월 -3.3%, 6월 -7.3%로 추세적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불확실성 증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살펴보기 위해 먼저 기관별 GDP 전망의 분산 정도를 측정해 글로벌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도 추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며 올해 5~6월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또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교역 상대국이 수입을 미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이후 IT부문으로 확대된 미·중 무역갈등이 반도체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면서 반도체 수출물량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한편, 단가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수출 감소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한은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미국의 중국 기업 거래제한 등으로 인해 글로벌 IT 관련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수요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반도체 수요업체는 신규 구매 보다는 보유 재고를 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반도체 단가하락 전망을 심화시키고 수요 회복을 제약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던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가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5월 중 상당폭 약화되고 메모리 단가 하락세도 6월 들어 심화됐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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