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부산항 환적 물동량이 29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중국 수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 방침을 밝힌데다 한일경제전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우리나라의 맞대응이 현실화 될 경우 향후 환적화물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항과 북항 9개 터미널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0피트짜리 기준 186만4000여개로 지난해 같은 달(181만4000여개)보다 2.7% 늘었다. 우리나라 수출입화물(89만5900여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늘었지만, 환적화물(96만3000여개)은 0.5% 줄었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 증가를 이끌던 환적화물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5월부터다. 지난해는 하반기 월 단위 증가율이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월평균 증가율이 7.1%에 달했으나 5월에 1.9%로 급격히 낮아졌다. 6월에는 0.4%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데 이어 7월에는 결국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부산항 환적화물은 한진해운 사태로 2016년 8월부터 8개월 연속 줄었다가 2017년 3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9개월 만에 다시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내달부터 대외적인 악재로 인해 수출입 물동량에 변수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이 9월부터 중국 수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부산항을 거쳐 가는 환적화물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입이 줄어들고, 한국의 맞대응으로 대일본 수출도 감소하면 부산항 물동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항 환적화물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가깝다. 한일 간 수출입화물이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이같은 변수들이 겹치면서 부산항만공사가 세운 올해 물동량 목표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항만공사는 올해 물동량은 2250만개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실적 2166만7000개와 비교하면 월평균 3.9% 이상 증가율을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다. 7월까지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1264만3000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7만7000여개)보다 3.8% 증가했다. 현재까지 아슬하게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적인 악재로 물동량 처리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환적화물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어둡다.
[부산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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