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일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말했다. 그는 6일 온양·천안사업장을 시작으로 평택 메모리반도체, 용인 기흥구에 있는 시스템 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아산시 탕정면의 디스플레이 사업장 등 '밸류 체인(공급망)' 점검을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5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SK그룹에는 위기 때마다 전 임직원이 하나가 돼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DNA가 있다"며 새 사업 기회의 창출을 주문했다고 한다.
현시점에서 이 부회장이나 최 회장이 느낄 중압감, 현 상황을 보는 속마음을 제3자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절제돼 있으면서도 위기에 압도되지 않고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안도감을 준다. 허세와 구분되는 당당함, 실천적 사고와 언어가 갖는 힘이다. 오늘의 한국은 이들 기업 선대 경영인의 기업가정신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철저하게 현실에 발 딛는 사고를 하면서, 그러나 현실의 어려움에는 굴복하지 않았던 그 정신이 지금도 절실히 필요하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