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기조 확인 후 미중 분쟁 격화되자 앞다퉈 인하 경쟁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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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하락 방어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7일에만 뉴질랜드, 인도, 태국 세 나라가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커졌다”며 기준금리(OCR)를 기존 1.5%에서 1.0%로 0.5%포인트 낮췄다. RBNZ는 “고용은 지속가능한 최대 수준에 가깝지만,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1∼3%의 중간값인 2%를 밑돌고 있다”며 “추가 통화부양책이 없으면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비해 낮아질 수 있다”고 금리인하 이유를 밝혔다.
뉴질랜드는 글로벌 경기가 식으면서 뉴질랜드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다수 경제학자가 0.25%포인트 인하를 점쳤다며 0.5%포인트 인하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뉴질랜드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RBNZ는 올해 5월에도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에이드리언 오어 RBNZ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오어 총재의 발언에 뉴질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40%로 0.17%포인트 하락했다. 뉴질랜드 달러-미국 달러 환율은 금리 발표 이전 65.5센트에서 63.99센트로 떨어지며 2016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날 인도중앙은행(RBI)도 예상을 뛰어넘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RBI는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5.75%에서 5.40%로 0.3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2월, 4월, 6월 세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춘 데 이어 올해만 네 번째 금리 인하다.
RBI는 성명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갈등 고조가 경기 하방 리스크를 유발하는 가운데 국내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약한 상태”라며 “민간투자 부문 등 총수요를 부양함으로써 경제성장 우려에 대처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태국 중앙은행(BOT)도 전문가들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췄다. 태국의 금리인하는 4년여 만이다.
BOT는 그간 가계부채와 금융불안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하론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지만 최근 미중 무역갈등 고조로 태국의 경제전망이 급격히 악화한 데다 가뭄, 환율 변동으로 수출과 관광업이 타격을 입자 정책기조를 전환했다.
선진국인 뉴질랜드와 신흥국 인도, 태국의 동반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최근 금리인하 기조에 더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둔화 우려에도 그간 미국과의 금리 차에 따른 자본이탈 우려로 기준인하에 신중했으나, 연준의 지난달 금리인하로 숨통이 트인 것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BOJ)의 지난달 금융정책 결정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경제전망 리스크를 경고하며 부양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을 요구한 것을 두고, 로이터 통신은 “BOJ가 이르면 내달 통화정책을 더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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