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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 전쟁 전면전…中 “美 농산물 안산다” vs 美 “中 환율 조작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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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5일(현지 시각)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 명단에 올린 것은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전날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 데 이어 중국 시각 6일 새벽 미국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고 발표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이 환율 전쟁의 포성까지 울리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최근 여러 조치들로 얻은 불공정 경쟁우위를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없앨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번 발표는 앞서 거래가 끝난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2~3%대 급락한 직후 나왔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700달러(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 소식이 증시를 흔들었다. 전날 ‘1달러=7위안’ 공식이 깨지며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11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5일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을 6.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후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을 넘어섰다(위안화 가치 하락). 역외 거래에서 7.1위안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꺼냈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G20(주요 20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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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국 상무부는 6일 오전 0시 15분(베이징 시각)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의 관련 기업들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8월 3일 이후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관세 부과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 기간이나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는 미국 농산물 수입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10% 추가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한 대응이란 것을 분명히 했다. 상무부는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미국의 발표는 미·중 정상의 오사카 회담 합의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추가 관세 부과 중단과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달 1일(미국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0조1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달 31일(중국 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진전 없이 끝난 지 이틀도 안 돼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도 관세를 추가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긴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잇단 보복 대응 움직임에 즉각 반응했다.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시각 5일 오전 8시쯤 트위터에 "중국이 위안화 가격을 거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런 걸 환율 조작이라고 부른다"고 썼다. 이어 4시간쯤 후 또 글을 올려 "중국은 그동안 불공정 무역 행위와 환율 조작을 통해 미국에서 가져간 수천억 달러를 계속해서 받아갈 작정이다.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미 오래전에 멈춰져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을 올리고 몇 시간 후에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달러화 강세가 미국 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불만을 터뜨려 왔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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