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다우지수 2.9% 급락..올해 최악의 하루 수익률 곡선 다시 역전되며 경기침체 경고등 "中반격에 美 '환율조작국' 지정 초강수..미·중 갈등 더 악화될 듯"
중국이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부과에 반발해 위안화 약세 용인과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자 월가에선 세계 양강의 무역전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미국 재무부가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환율전쟁 공포도 고조되고 있다.
◆무역전쟁 공포에 질린 금융시장..美시총 하루 만에 850조원 증발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767.27포인트(2.90%) 주저앉은 2만5717.74에 장을 마감했다.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가 시장을 강타했던 지난해 12월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이다. 장중에는 한때 950포인트 폭락하기도 했다.
S&P500지수가 87.31포인트(2.98%)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도 278.03포인트(3.47%) 미끄러졌다.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11곳뿐이었다.
세계 무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IT 종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캐터필러가 2.3% 추락했고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등 미국 대표 IT 종목이 일제히 3% 이상 곤두박질쳤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0% 폭등하면서 앞으로 증시에 파란이 계속될 가능성을 신호했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내팽개치고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1.714%까지 주저앉으면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최저를 찍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값이 온스당 1475달러를 넘기면서 1500달러를 향해 더 전진했다. 엔화 가치는 더 오르면서 엔·달러 환율이 105.77달러까지 떨어졌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는 수익률 곡선도 다시 역전됐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한때 3개월물 수익률보다 32bp(0.32%포인트) 낮아지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뒤집혔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통한다.
◆美, '포치' 용인 中 '환율조작국' 지정..전문가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신호탄"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보복에 중국이 반격을 시작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더 심화하고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휴전협상을 깨자, 중국 역시 5일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를 용인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함으로써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또 중국 정부는 3일 이후 수입된 농산물에 관세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특히 환율과 미국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인 만큼 중국의 반격이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에 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요 지지층인 농가를 염두해 무역 상대국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라고 압박해왔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보복에 나선 것 역시 오하이오주 유세를 앞두고 미국 농민 유권자에 중국의 수입 확대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 싶었는데, 상하이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이를 약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크리스 크루거 코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의 반격을 두고 "강도가 1에서 10까지 있다면, 1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백악관을 정조준하면서 최대의 정치적 파장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급속도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제저스 모건스탠리 정책 전략가는 "미·중 협상이나 전반적인 상황을 봤을 때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 미·중 갈등이 더 악화되고 시장이 그 충격에 놓일 것임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세미 기자 fiyonasm@ajunews.com
윤세미 fiyonas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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