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남·북·미 회동 이후 해빙 무드로 가는 듯 했던 남북관계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인근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북측은 최근 국제기구를 통한 식량 5만t도 수령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러시아 어선에 탑승했다가 북한에 나포된 한국인 선원 2명의 송환에 대해서도 북측은 우리측의 수 차례 요청에도 제대로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10일 전남 목포항 부두 선착장에서 열린 'WFP(세계식량계획) 쌀 5만t 원조 출항' 기념식에서 우리 쌀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출항하는 쌀은 다음 달 예멘 아덴 항구에 도착해 하역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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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날 북한이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우리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EP)을 통해 지원하려던 식량 5만t의 수령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당국자는 "WFP와 북한 당국자(외무성) 사이의 실무 협의 과정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거론하며 (식량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해왔으나, 무산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러시아 국적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북측 수역에서 단속에 걸려서 한국과 러시아 선원들이 함께 억류됐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2명이 타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상황을 인지한 지난 18일 저녁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이 사안에 대한 회신을 정식으로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오후까지 총 9차례 북측에 회신·송환을 요청했으나 전날까지 북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북·러 간에는 이번 사안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대사관은 북한당국 및 선사 측과 지속해서 접촉 중이며, 대사관은 가능한 빨리 상황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사 당국은 지난달 말 북한이 국내에 침투시킨 간첩 용의자를 구속해 조사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북한 직파(直派) 간첩이 붙잡힌 것은 2006년 이후 13년 만이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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