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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발언대] 상수도관 정기 세척으로 '붉은 수돗물'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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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갑수 대한환경공학회 고문


지난 5월 말 인천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오면서 수돗물 안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수돗물 공급 정수장을 바꾸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유속이 기존보다 두 배 넘게 빨라지면서 수도관 내벽에 쌓인 물때와 녹물이 떨어져 나와 발생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돗물 공급 관로를 변경하면서 10시간 정도 단수(斷水)하고 녹물을 빼내는 작업을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인천시 측이 이런 사실을 몰랐는지, 아니면 수돗물 관련 민원을 우려해 일시 단수를 하지 않았는지 따져야 한다.

붉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특히 노후 상수도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인천 서구 지역의 상수도관은 매설 이후 20여년간 제대로 청소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연도강관 또는 주철관으로 만들어진 상수도관망은 20년 이상 되면 산화 과정에서 산화철이 만들어지면서 붉은 수돗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환경 관련 기업들은 상수도관 내부에 있는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각 지자체는 세척 작업 중 단수 민원을 우려하거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상수도관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강, 동관 등 부식에 강한 재질을 사용하지 않은 노후 상수도관의 경우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상수도관 세척 작업을 하기 전 주민에게 공시하고 협조를 구하면 된다. 국민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10시간 정도 단수하고 상수도관 세척, 갱생 및 교체 작업을 해야 한다.

[김갑수 대한환경공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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