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 셋째)이 16일 청년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국회를 찾아 P2P 지원법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왼쪽부터 김성준 렌딧 대표, 손보미 콰라소프트 대표, 박 회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류준우 보맵 대표.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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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인의 절박한 현실을 호소하고, 경제 활성화와 규제 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지난달 17일 국회를 찾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국회 정상화와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당부한 지 꼭 한 달 만이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스타트업 청년 최고경영자(CEO) 10여 명과 함께 국회 정무위 소회의실에서 민 위원장과 만나 "한 달 만에 국회를 다시 찾았다"며 "입법 환경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생각만큼 빨리 진행이 안 되고 더뎌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성준 렌딧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류준우 보맵 대표, 손보미 콰라소프트 대표를 비롯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들과 O2O(온·오프라인 연계) 가사 서비스 플랫폼 분야 스타트업인 홈스토리생활 한정훈 대표 등이 동행했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 들어서고 12번째 국회를 찾았지만 격랑 속에 흔들리는 기업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며 "스타트업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기성세대가 만든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 CEO에게 '엔젤(Angel)'이 돼 달라"고 요청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P2P 지원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핀테크 시장에 젊은 벤처인들이 나타나 기존 대기업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구시대적 규제에 절름발이 사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 위원장은 "개인정보나 신용정보에 관한 법률 개정안들은 단 30분, 1시간만 심의하면 통과될 법들인데 국회 내 다른 논쟁 때문에 후순위로 밀려 법 통과가 안 되고 있다"며 "3년 전 발의한 'P2P 금융 지원 법안'도 3년째 통과가 안 돼 마음이 답답하다"고 답했다. 민 위원장은 "올해 들어 정무위는 법안 실적이 전무하다고 한다"며 "그래서 '정무위냐, 전무위냐'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정무위원장으로서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서 국회 각 상임위원회가 일제히 가동되고 있지만 정무위만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 서훈 관련 자료 열람 여부를 놓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속고발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포함해 소관 계류 법안만 1100여 건에 달해 실적이 하나도 없는 '전무(全無)위'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에 제출된 법안 1515건 중 처리된 법안은 단 164건(10.8%)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작년 12월 26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마지막이다.
민 위원장은 "여야 간 꼭 통과시켜야 할 법 리스트를 정리하고 쟁점을 추려 7월에 국민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주자고 당부한 바 있다"며 "국회가 자기 의무를 해태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국민과 산업계 힘으로 압력을 넣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엔젤이 돼 달라'는 박 회장 요청에 "제 세례명이 라파엘이다. 참고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날 면담에서 모바일 보험중개 플랫폼 보맵의 류준우 대표는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은 과도한 보험금 요건(300억원 이상)에 막혀 있고, 맞춤형 보험상품 추천도 개인정보 활용 제한에 막혀 있다"며 "정무위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과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 일행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나 O2O 플랫폼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가사, 출장 세차, 세탁 등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 보니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속한 입법과 담당 공무원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고재만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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