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여야 5당 사무총장은 16일 국회에서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위한 실무회의를 벌였다. 회의결과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18일 오후 4∼6시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결정됐다.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상 초유의 한·일 간의 무역갈등이 벌어지고 있고, 이것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면서 이 사안을 최단 시일 내에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여야 5당은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며 “일본의 보복 조치와 여기에 따른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 정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여야가 초당적 협력 방안과 그 외에 국정 현안에 대해서 폭넓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하고자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당초 황 대표가 문 대통령과 일 대 일 회담을 주장해왔다. 황 대표 취임 이후 문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국가 공식행사에서 만난 적은 여럿 있지만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지난 12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VIP석 앞 뒤로 자리했으나 따로 얘기를 나눈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황 대표가 5당 대표 회담으로 전격 선회한 까닭은 국면전환용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최근 공식 행사에서 잇단 발언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외국인 노동자임금 차등화와 아들 스펙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심지어 아들에 대해서는 KT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까지 시작됐다. 당내 여성 행사에서 빚어진 ‘엉덩이춤’ 사태가 터지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저지를 위한 충돌 과정에서 고발된 의원들에 대한 소환까지 겹치면서 당내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이후 합의문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윤 사무총장은 “그런 논의는 있었다. 각 당에서 입장을 확인하고 합의사항을 미리 조율할수도 있다”며 “미리 합의사항을 만들어서 가자는 제안에 대해서 각당이 당내의견을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대통령과 만난 뒤 판을 깨고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대통령이 받을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던진 뒤 대화가 어려웠다고 하면서 깨는 방식이다. 여권 관계자는 “황 대표가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일본에 맞서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 자체가 중요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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