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모(50)씨에 대해 검찰이 “유죄를 인정해 달라”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의 결심공판에서 조씨는 최후 진술 기회를 얻자 “윤지오씨의 무고와 검찰의 무책임한 기소로 인생이 망가졌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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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변호인 '윤지오 진술 신빙성' 공방
'장자연 리스트'의 목격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가 지난 3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내 한 일간지 기자의 '故 장자연 성추행 혐의' 관련 강제추행 등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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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심에서 검찰측과 조씨측은 윤지오(32·본명 윤애영)씨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최근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여론이 있지만, 이 사건 관련 진술은 10년 전에 이미 윤씨가 진술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씨가)연예인으로 뜨고 싶었다면 10년 전에 책을 내든 후원금을 모집하든 했을 것”이라며 “10년 전 자신에게 아무런 이로움이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경찰과 문답 속에서 피해 사실 목격을 진술한 것으로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처음 진술할 때 피고인의 인적 사항을 헷갈린 부분에 대해서는 “8개월 전에 한 번 본 사람의 인적사항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하다”며 “의도적으로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검사는 “10년 전 진술을 최근의 행태로 신빙성을 판가름할 수 없다”며 “윤씨 진술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인적 사항 부분을 뺀 나머지 진술은 일관된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검사는 증거를 갖고 얘기해야 한다”며 “증거에 자기 생각을 넣어 과장하면 논리 비약이 된다”고 비판했다. 윤씨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며 “윤씨는 인적 사항뿐 아니라 추행 부위에 대해서도 말이 달랐고, 대부분 막연한 생각을 진술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측은 “강제추행의 증거는 윤지오 진술밖에 없다”며 “망인도 이야기한 바 없고 다른 사람들도 강제추행이 없었다고 하니 결국 윤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허위 진술한 것이고, 윤씨만 사실을 말했다는 점을 밝혀야 이 사건이 유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된 윤씨의 진술은 피고인의 유죄 근거로 삼을 수 없고 오히려 무죄를 입증하는 근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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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하지 않았다”…결백 주장한 조씨
검은색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피고인석에 선 조씨는 재판부로부터 최후 발언 기회를 얻자 “윤씨의 무고로 누명을 썼다 검찰 수사로 혐의를 벗었고,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기소가 돼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목숨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다, 저는 강제 추행을 하지 않았고 저 그렇게 살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조씨는 발언 도중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씨는 자신을 강제 추행 범인으로 지목한 윤씨에 대해 “가짜 증인을 위해 세금으로 호텔비 내주고, 경찰을 시켜 시종 들게 하고, 재판부 상대로 궤변을 펼치게 했다”며 “검찰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될 것을 저를 죄인으로 잡아넣지 못해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2008년 장자연씨 소속사 대표 생일 파티에서 장씨를 추행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2009년 한 차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권고로 수사가 다시 시작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8월 22일 오후 2시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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