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쓰레기, 저 집안과 엮이기 싫다"…'두 얼굴' 고유정의 증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은 전 남편 강모(36)씨와 이혼하는 과정에도 강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검찰의 고유정 공소장에는 고유정이 이혼조정 기간 동안 강씨에게 "XX놈" "XX쓰레기", "저 XX는 진짜 내 인생의 XX", "저런 XX집안하고는 다신 엮이지 않도록 XX싶다", "OO이도 그쪽 집과는 XX 만들고 싶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는 대목이 나온다.

2013년 6월 결혼한 두 사람은 2016년 11월부터 이혼소송에 들어가 7개월여 만인 이듬해 6월 이혼했다. 강씨는 고유정이 결혼 생활 동안 폭력을 휘두르고 자해를 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고유정에게 먼저 이혼소송을 걸었다. 그러자 고유정은 2017년 3월 강씨가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육아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조정 절차를 통해 합의 이혼을 하도록 했다.

고유정의 현 남편 A(37)씨는 4일 JTBC 탐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전 남편이 먼저 이혼소송을 걸어 고유정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전문가도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고유정은 극도의 나르시스트적 성향을 가졌다"며 "전 남편이 먼저 이혼소송을 건 것을 반항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봤다. A씨는 고유정이 자신과의 결혼 생활에서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극도의 화를 내고 흉기도 꺼내드는 등 그의 '두 얼굴'을 봤다고 증언했다.

고유정은 이혼조정 결과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은 자신이 갖고 전 남편은 매달 양육비를 주는 대신 매월 첫째주·셋째주 토요일 하루 8시간 씩 아이를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 조건에 합의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전 남편을 심정적으로 괴롭게 했다. 이혼 후 살던 집에서 나가 재산분할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이사도 가지 않은 채 버텨 강씨와 다퉜다.

2017년 11월 A씨와 재혼한 고유정은 그가 살던 청주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전 남편 강씨는 2018년 10월 다시 법원에 ‘면접교섭권 이행명령' 신청을 했다. 고유정은 아이가 전 남편의 가족과 엮이지 않도록 해 왔는데 법원의 판결로 아들이 강씨와 다시 만나게 된 것에 분노를 느꼈을 거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실제 고유정은 아들에게 A씨를 친아버지라고 알려주고 강씨를 '삼촌'이라고 가르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유정이 법원의 면접교섭 결정으로 아이에게 거짓말을 해 온 사실과 전 남편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큰 부담을 가진 것으로 봤다. 또 현 남편과의 불화가 시작된 것도 전 남편의 면접교섭 탓으로 생각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강씨를 제주도 한 펜션으로 데려가 수면제를 섞은 카레 등 음식물을 먹인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한 강씨의 시신을 훼손해 바다와 쓰레기분리수거장 등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숨진 강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고유정은 강씨의 성폭행 시도로 우발적 살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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