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헤럴드 건강포럼-한승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우리 아이 수족구병 예방, 개인위생이 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지난해 여름의 일로 기억한다. 우리 나이로 두 살 됐다는 어린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오전에 병원에 실려 왔다. 새벽에 갑자기 열이 나더니 탈수 증상까지 보였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 어린이의 어머니는 “자녀의 손과 발에 발진 같은 수포를 보고 증세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병원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다행히 바로 수족구병 진단을 내려, 이 어린이는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매년 여름이면 유행하는 수족구병이 올해에도 일찍부터 어린이를 위협하고 있다. 보통 무더위와 습도가 높아지는 매년 6~8월까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올해에는 4월부터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증상을 평소 잘 살필 필요가 있다. 특히 영유아는 자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서툴러 병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 후 가벼운 감기처럼 증상이 시작되는 수족구병은 발열 후 손발, 입안에 빨간 반점이 생기다가 물집이 잡힌다. 이러한 반점과 물집은 입 안에만 생기거나 손발과 함께 엉덩이나 전신에 생길 때도 있다. 보통 좁쌀 크기 정도인데 가렵거나 아픈 경우는 많지 않다. 물집 모양이 수두와 비슷한 경우가 있으나 수두는 물집이 주로 몸통과 얼굴에 생긴다는 점이 다르다. 인체 장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바이러스가 분변, 경구, 호흡기 등의 경로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면서 퍼진다.

수족구병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에서 발병률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전염성이 강해 보육 시설, 학교에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질 수 있다. 따라서 첫 증상이 나타난 후 구강 병변이 사라질 때까지 단체 활동에서 제외해야 한다.수족구병은 일반적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특별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다. 한 번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만, 다른 혈청형에 의해 감염되면 다시 수족구병을 앓게 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열, 두통, 입 안의 수포나 궤양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증상 치료를 하게 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물집이 생긴 부위를 깨끗이 하면서 3~7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 안의 수포와 궤양 때문에 아픈 나머지 어린이가 잘 먹지 못해 축 늘어지고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에 신경 써야 한다. 보리차 등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고형식보다 죽 같은 유동식을 먹이고, 음식이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 않도록 해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설사를 하지 않는다면 아이스크림 같은 시원한 음식이라도 먹여야 도움이 된다. 다만 드물게 뇌염, 뇌수막염, 심근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두통과 구토가 동반될 때, 3일 이상 열이 지속될 때, 보챔이 심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개인위생이다.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기저귀를 교체한 부모는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난감은 물로 자주 헹구고, 어린이가 입으로 물었거나 침을 묻힌 장난감을 다른 어린이가 갖고 놀지 않게 해야 한다.

아직 7월 초순인데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앞으로 무더위가 더 심해지고 어린이 환자도 늘 것이므로 철저한 개인위생을 당부하고 싶다.

한승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