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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한국의 나폴리` 통영 관광객 1년새 10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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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8년 개통해 경상남도 통영시의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미륵산케이블카가 최근 관광객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제공 = 통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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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도남동 미륵산케이블카. 2008년 개통한 이래 해마다 최대 탑승객 수를 경신하며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까지 얻은 통영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며 통영시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으로 케이블카 탑승객이 100만명대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탑승객은 107만1424명으로 전년도인 2017년 140만7181명보다 23.8%나 크게 줄었다. 매출액도 지난해 104억원으로, 전년도 136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통영시를 비롯해 거제·창원시 등 인근 지역이 조선산업 불황으로 몸살을 앓는 데다 인근 지역에 케이블카가 속속 들어선 데 따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영시의 전체 관광객 수도 급감하고 있다. 케이블카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자원인 동피랑마을 등도 관광객 끌어모으기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영시 관광객 수는 지난해 627만7792명으로 전년도(734만8495명)에 비해 107만명가량 대폭 감소했다. 2015년 이후 관광객 640만명대가 깨지긴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 들어서도 5월 말 기준 258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만5290명(2.83%) 줄었다. 통영의 관광객 수 급감은 주요 대표 관광지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대표적 명소인 미륵산케이블카뿐만 아니라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마을도 2017년 223만1752명에서 지난해 172만7640명으로 떨어졌다. 또 욕지도, 유람선터미널, 장사도 해상공원 등 통영 대표 관광지들의 방문객 수도 전반적으로 수만 명씩 하락했다. 그나마 주요 관광지 12곳 중 관광객 수가 늘어난 곳은 박경리기념관, 벽방산, 루지 등 3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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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는 지난해 외부환경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통영의 관광시설을 벤치마킹한 인근 지자체들이 대거 새로운 레저시설을 만든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케이블카만 하더라도 지난해 사천에서 바다케이블카가 개장했고, 부산 송도와 여수에도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섰다. 양산 에덴밸리에 통영 인기 시설인 루지를 벤치마킹해 대형 루지 시설이 개장하기도 했다. 인근 지역에 새로운 레저시설이 들어서면서 기존 통영 레저시설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다가 봄여름 성수기에 폭우와 태풍, 폭염이 기승을 부린 것도 한몫했다.

이에 통영시는 최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존 핵심 관광지를 테마화해 새롭게 육성하고 해양 레저시설 인프라스트럭처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 욕지도 해양관광 모노레일 사업이다. 사업비 94억원을 투입해 욕지도 천왕산 일대 2㎞ 구간에서 모노레일 5대를 운영한다. 이르면 다음달 준공식을 열고 8월부터 상업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해저터널을 리모델링해 영상아트 신기술이 접목된 아쿠아리움을 조성하고 남망산에는 디지털파크도 만들 계획이다. 최근에는 통영 강구안 앞쪽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상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순신 해상 승전 순례길 탐방길을 만들고, 연대~만지도, 사량 상~하도, 욕지 연화~우도와 본섬을 중심으로 관광자원을 개발한다. 주요 도서에는 관광해설사를 둬 관광객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예향의 도시답게 인문학적 자산도 최대한 활용한다. 소설 '토지' 작가인 박경리 기념관을 2020년까지 리모델링해 재개관하고, 박경리 문학축전과 통영문화재야행사업을 진행한다. 아름다운 해안길을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국제음악당 뒤 무명섬과 영운리 복바위를 중심으로 해안누리길 감성 스폿을 조성하고 내년에는 해안누리길 전체에 조명을 설치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2017년이 관광으로 활황기였고 지난해에는 여러 외부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영 전체를 관광지로 삼는 '디즈니랜드식 경영법'을 도입하고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한 용역을 하반기에 발주해 종합 관광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영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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