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처분작업 가속
“IFRS17 대비는 이미 충분”
자산운용 효율화 목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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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삼성동빌딩 매각을 마무리하는 등 투자부동산 처분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강남에 보유한 빌딩들을 주로 팔고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투자은행(IB)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계열사인 생보부동산신탁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동빌딩을 약 2332억원에 매각했다. 장부가 1409억원을 감안할 때 약 900억원의 매각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이 빌딩에 입주해 있어 입찰에서 이점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경기 분당서현빌딩, 안양평촌빌딩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빌딩을 매각하는 등 투자부동산 처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사보고서를 분석해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1조9925억원의 투자 부동산을 정리한 것으로 집계된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여의도 소재 빌딩까지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2015년 그룹 경영의 키를 잡은 이후 삼성생명의 누적 부동산 매각액은 연내 2조원을 넘기게 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영국 런던의 코메르츠방크 본사 빌딩을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업체 윙타이홀딩스에 매각해 높은 수익률을 내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산운용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확보한 자본은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에 다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투자부동산 처분 작업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2015년부터 가속화됐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는 다르게 사업 확대보다는 경영 효율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펼쳤다.
삼성의 핵심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처분하는 게 더 나은 투자부동산을 유동화해 다음 투자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오피스 빌딩 가격이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 17) 도입 및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른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삼성생명은 이미 충분한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올 3월말 기준 보험금 지급여력(RBC)이 338.7%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이 강남지역에서는 굵직한 부동산으로 서초사옥만 남기면서 삼성이 사실상 강남시대를 접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생명이 2016년에 강남대로 358 지분을 2078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서초 삼성타운에서 삼성화재 및 삼성물산 건물도 팔리면서 이제는 강남지역에서 큰 규모의 부동산은 삼성생명 서초사옥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삼성 서초사옥이 반올림 집회 등 시위 장소로 쓰이면서 거점을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이 강남시대 접는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삼성생명 건물은 임대 목적으로 지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희라ㆍ김성미 기자/miii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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