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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더 이상 입사지원자들에게 거짓말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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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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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47] '제가 지원한 포지션의 업무는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입사지원자에게 이 질문을 듣는 대부분의 채용담당자들은 기본 업무는 설명하지만, 실제 해당 업무에 따르는 부가적인 일에 대해 말해주진 않는다. 어차피 입사하면 알게 되는 회사의 '실체'에 대해 채용담당자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원급 헤드헌팅 회사 'ECA'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타 타르키(Atta Tarki)와 CEO 네트워크 모임 'CCI'의 설립자 제프 웨이스(Jeff Weiss)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판에 '입사지원자들에게 업무 관련 거짓말을 더 이상 하지 말라(Stop Lying to Job Candidates About the Role)'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기고에서 그들은 채용담당자가 해당 업무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이 지원한 일이 얼마나 따분하거나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인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그들은 입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타르키 CEO와 웨이스 설립자는 이 같은 채용담당자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효율적으로 사람을 채용하려면 해당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또 거기서 성공하기 위해 개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솔직하게 털어놔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면접 시간 동안에 이렇게 솔직한 대화를 나눈 후 입사 지원자가 '저는 이 회사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얘기하면, 그들의 말이 맞을 것이다. 이렇게 지원자 스스로가 입사를 포기하는 것은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도 좋다. 타르키 CEO와 웨이스 설립자에 따르면 채용담당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합격시켜 그에게 업무 관련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부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처음부터 해당 업무에 맞지 않은 사람은 어차피 금방 퇴사를 할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채용 과정이 조금 더 단순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대학교 캠퍼스에 찾아와 '회사 설명회'를 했다. 이때 회사 관계자들은 미리 짜놓은 대로 회사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달했고, 학생들의 질문은 미리 예상하고 준비한 답변들로 충족됐다. 그리고 학생들이 해당 회사에 대해 더 알려고 다가가지 전에 이미 관계자들은 자리를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회사에 대해 더 알아내기 위해서는 졸업생과 회사 내부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야 했는데, 이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비 입사자들은 그저 학교 캠퍼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진실이겠거니 생각하고 회사에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기업평판 사이트 글래스도어 등을 통해 회사들의 '실체'를 사람들이 금방 알 수 있는 시대다. 채용담당자가 자사에 대한 긍정적인 면모만 얘기했다간 금방 들통날 것이다. 이 때문에 타르키 CEO와 웨이스 설립자는 회사에 대해 좋은 점도 말하되 조직 내 현실을 숨기지 말라고 조언한다. 예로, 회사에서 가장 행복한 직원이 자사에서 일을 하는 것을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하는 동시에 회사 내부의 현실과 업무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라고 그들은 강조했다.

때로는 입사지원자들 역시 채용이 되기 위해 '맡겨주시는 일 뭐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타르키 CEO와 웨이스 설립자는 이런 입사지원자들의 솔직한 마음을 듣기 위해 채용담당자들이 물을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를 제시했다. 가령 "두 달 후 본인의 모습을 생각해봅시다. 업무 수행을 위해 아주 힘든 일을 하더라도 스스로는 행복할까요?"라든지, "다른 면접관에게 업무시간의 80%는 출장시간이어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대부분의 시간을 출장 다니는 데 보내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며 그들의 속마음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기고자들의 말이다.

리서치에 따르면, 직설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상대방의 솔직한 답변을 이끄는 최고의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인터뷰 때 나온 대화를 종합해 특정한 입사지원자가 선호하는 것을 본인마음대로 단정짓는 경향이 있다"고 타르키 CEO와 웨이스 설립자는 꼬집었다. 기고자들과 협업한 한 CEO는 입사지원자들에게 "장기적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때 지원자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지 않거나 똑 부러지게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는 해당 사람들은 야망이 없고, 이 때문에 장시간 근무를 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 그가 질문을 다르게 했다면 지원자들로부터 더 좋은 대답을 들었을 수 있다고 기고자들은 설명했다. 예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도 괜찮을까요?"라고 직설적이게 질문을 했더라면 지원자들은 더 제대로 답을 했을 것이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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