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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꼬집고 폭언에 임금체불까지...간호사 '태움 갑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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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형병원 간호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병원 내 가혹행위인 이른바 ‘태움’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했으나 태움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간호사들에게 사실상 ‘공짜 노동’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지난해 3월 20일 보건의료노조가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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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실시한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에도 자율 개선에 나서지 않은 11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수시 근로감독을 진행해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으로 총 3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감독 결과 11개 모든 병원이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병원업계에서 임금 체불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체불된 임금은 63억원에 달했다.

한 병원은 직원 263명에 대해 1억9000여만원의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업무와 관련된 필수 교육을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해놓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병원도 있었다. 이 병원의 피해자는 1085명이었고 체불 규모는 1000여만원이었다.

이에 노동부는 "법을 지키는 분위기 확산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태움’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병원에서는 수습 간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꼬집히고 등을 맞은 사례가 확인됐다. 입사 직후 일을 능숙하게 하지 못한 간호사가 업무를 가르쳐주는 선배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을 당한 사례도 있었고, 간호사가 환자들이 있는 장소에서 선배로부터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들은 사례도 있었다.

이에 노동부는 "앞으로도 병원업계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근로감독을 해 의료 현장에서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은 다음 달 16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자율적으로 예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괴롭힘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노동부는 "전반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 등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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