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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체코 "총리 퇴진하라"…'벨벳 혁명' 이후 최대 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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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번 주 총리 불신임 투표

사실상 민주화 운동의 양상

뉴시스

【프라하(체코)=AP/뉴시스】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4일(현지시간) 마리 베네쇼바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려 바츨라프 광장을 메운 시민들이 EU 깃발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시위대는 검찰이 유럽연합(EU)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를 기소해야 하며 베네쇼바 법무장관이 이 사건에 외압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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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지난 4월 시작된 체코의 반(反)정부 시위가 절정으로 치달았다고 23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날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는 약 25만명에 달하는 군중이 모여 안드레이 바비시(64)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공산주의 정권을 종식시킨 '벨벳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야당은 이번 주 바비시 총리를 불신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시위대는 체코 국기와 함께 EU기를 들고 "범죄를 저지른 총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쳤다.

체코에서 자산이 2번째로 많은 바비시 총리는 자신이 소유한 기업에 200만유로의 EU 보조금을 불법으로 지급한 혐의로 지난 4월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바비시 총리는 법무장관을 해임하고 자신의 측근인 마리 베네쇼바를 이 자리에 앉히는 등 무리하게 대응하며 '사법 조작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바비시 총리는 "나를 끌어내려는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며 "절대 사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바비시 총리의 비위로 시작된 시위는 사실상 민주화 운동의 양상을 띄고 있다.

실제 시위에서 시민들은 "벨벳혁명의 완성"을 외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1989년 아들을 목마 태우고 이곳에서 시위를 했다"며 "당시 체코에는 (민주화의) 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순진했다. 우리는 당시 공산주의자를 확실하게 처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4월 이후 5번째 시위를 마친 시위대는 가을께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벨벳혁명 30주년 기념일을 맞는 11월17일 안팎으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단순히 시위만 볼 것이 아니라 체코의 정치적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6~8개월 내 총리의 사퇴 혹은 내각의 붕괴 등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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