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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문래동 ‘붉은 수돗물’ 개선…“식수 사용은 하루 더 지켜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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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됐던 탁도 0.1~0.3 수준으로 개선

기준치(0.5)보다 낮지만 신중하게 판단

서울 성동구엔 71년 매설된 수도관도

“노후수도관 교체 종합대책 내놓을 것”

중앙일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이 21일 오후 '붉은 수돗물' 민원이 들어온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주민들에게 아리수를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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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1000여 가구에서 나타났던 ‘붉은 수돗물’ 현상은 일단 개선됐다. 하지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식수 사용 중단’ 권고를 23일(일)까지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24일(월)쯤 이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문래동 일대 아파트에서 측정한 수돗물 탁도(濁度)는 기준치인 0.5NTU 이하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 저수조 물빼기와 청소 작업이 마무리된 21일 저녁부터 기준치 이내로 회복됐다.

서울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문래동 일대 15개 아파트 단지의 탁도는 22일 오후부터 0.1~0.3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탁도를 포함해 잔류 염소와 망간, 철분 등 모든 검사항목에서 안정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아파트 1042가구에 대한 ‘수돗물 식수 사용 중단’ 권고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기준치 이하로 수돗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지 충분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면서도 “주민 피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르면 24일께 ‘식수 사용 중단 권고’를 해제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물연구원, 시와 협약을 맺은 환경단체 등과 (해제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됐던 아파트 단지의 수돗물 탁도는 한때 최고 0.58을 기록했다. 서울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영등포구에 공급되는 수돗물 취수원인 암사정수센터의 탁도는 0.05였다. 서울 상수도본부는 이 물이 최종적으로 가정집 수도꼭지에 도달했을 때 기준치(0.5)보다 엄격한 ‘0.3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탁수 원인에 대해 서울 상수도본부는 노후 수도관에서 이물질이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로 통하는 송배수관이 노후화해 관 안쪽에 있던 침전물이 저수조로 유입되거나 물속에서 살균 기능을 하는 염소가 유기물·무기물과 작용하면서 이물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래동 일대 1.75㎞ 길이의 송배수관은 1973년 매설됐다. 서울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해당 수도관을 올해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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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붉은 수돗물이 나온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수돗물 사용 주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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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노후 수도관이 서울 시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71년 성동구에 매설된 1.6㎞ 길이의 송배수관은 올해로 49년째 사용 중이다. 서울 시내 주요 수도관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서울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길이 100m 이내의 급수관까지 더하면 (노후 수도관이) 시내 25개 구에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고가 발생하자 서울시는 수도관 교체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전역에 뻗어있는 수도관 1만3571㎞ 중 98.7%를 녹이 슬지 않는 내식성관으로 교체했다. 당초 재개발지역 등 37㎞를 제외한 나머지 138㎞(약 1%)에 대해 2022년까지 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이창학 서울 상수도본부장은 “노후 수도관 교체 시기 이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나 주택 등으로 연결되는 공동 배관, 여기서 다시 개별 가정으로 이어지는 배관(옥내관), 저수조 등은 별개다. 노후 주택이나 배관 공사가 불량했던 곳에선 언제든 ‘수돗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학 본부장은 “94년 이전 설치돼 부식과 녹이 스는 문제가 생긴 아연도관 56만 곳 중 39만 곳(70%)을 교체했다”며 “옥내관 교체 지원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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