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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오늘도 얼굴 가린채 검찰로···"신상공개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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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으로 가린 채 이동 …지난 7일 조사외 얼굴 안보여

유가족 "얼굴 안보일거면 왜 공개했다, 사형 시켜라" 분통

경찰, 검찰 송치 이후에도 고유정 관련 수사 이어갈 계획

중앙일보

12일 오전 10시 검찰 송치를 위해 고유정이 제주동부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번에도 고유정은 고개를 들지 않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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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12일 오전 10시 검찰 송치를 위해 제주동부경찰서를 나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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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제주동부경찰서. 검은색 치마와 슬리퍼를 신은 고유정(36)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첫 언론에 노출될 때처럼, 여전히 고개를 숙였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두 경찰과 팔짱을 끼고 유치장에서 포토라인까지 30여m를 한발한발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왜 죽였나, 아이와 유족에게 할말 없나”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유가족들은 고유정을 향해 강한 어조의 분노를 드러내며 “경찰이 누굴 지키는 거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고씨는 양팔을 잡은 경찰이 천천히 걷자 힘을 주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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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검찰 송치를 위해 고유정이 제주동부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번에도 고유정은 고개를 들지 않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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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가족은 “오늘 얼굴 본사람 있나? 이럴거면 신상공개를 왜 했는가. CCTV 얼굴 말고는 본사람이 없다”며 “집행 안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형을 요구한다”고 했다.

고씨는 이날 경찰서를 떠나 검찰 조사를 받고 제주교도소로 향한다. 앞으로 제주교도소에서 수사를 맡은 제주지방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는다.

전남편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고유정의 범행은 사전에 치밀한 준비 속에 이뤄진 계획범죄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시간대 고씨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으로 볼 때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고씨가 범행 전 ‘니코틴 치사량’ ‘시신 유기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청주 일대 병원·약국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범행 도구를 산 점 등에 비춰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부터 9시 16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무인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키 160㎝·몸무게 50㎏인 고씨가 키 180㎝·몸무게 80㎏인 전남편을 살해하는 데 졸피뎀을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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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검찰 송치를 위해 고유정이 제주동부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번에도 고유정은 고개를 들지 않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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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30분 펜션을 나올 때까지 강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28일 오후 9시 30분부터 7분간 완도행 여객선에서 시신의 일부를 바다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달 29일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에 도착한 고씨는 이날 오전 4시부터 5시 31분까지 집에 있던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시신을 2차로 훼손하고, 이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이틀 뒤인 31일 오전 3시 13분부터 21분 사이 분리 수거장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과 전남편 강씨는 이혼 후에도 아들의 양육 문제를 둘러싸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육권이 있는 고씨가 강씨와 아들의 만남을 막자 강씨가 법원에 면접 교섭 재판을 신청해 2년 만에 만나기로 한 날이 바로 범행일인 5월 25일이었다.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살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이 성폭행하려 했고, 이를 막기 위해 수박을 자르러 산 칼을 이용해 우발적으로 일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고유정은 지난 27일 오후 살해한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전화에 ‘성폭행하려 한 것 미안하고, 고소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행동이 전남편이 그때까지 살아있었다는 가짜 증거 등을 만들 목적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검찰 송치 이후에도 고유정 관련 수사를 면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청주=최충일·김준희·최종권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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