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전 남편 살해 방법 밝혀내는 실마리…졸피뎀은 어떤 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면제 일종…환각 등 일으켜 마약류로 규제

-警 “복용 통해 피해자, 반수면 상태가 됐을것”

헤럴드경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유정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전 남편 살해사건’ 피해자 강모(36) 씨의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경찰은 피의자 고유정(35)이 범행에 약물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제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고유정이 구체적 범행 수법에 대해 진술을 회피하고 있지만, 체격 차이가 큰 강 씨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압하기는 쉽지 않았을 점, 사전에 졸피뎀을 구입한 사실, 현장에 비산된 혈흔 형태 분석 등을 토대로 종합한 결과 수면제를 복용 후 몽롱하거나 반수면 상태에 빠진 강 씨를 흉기로 최소 3회 이상 공격,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10일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강 씨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요청한 결과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제주에 오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충북 지역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처방받아 해당 병원 인근 약국에서 구매했다.

실제로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수면제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취침 바로 직전에 투여한다. 뇌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진정ㆍ수면 효과를 나타낸다. 장기간 복용 시 환각 증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돼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는 복용할 수 없다. 복용 후 전날 있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들이 나타나 ‘제2의 프로포폴’로도 불린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방송인 에이미(한국명 이윤지)가 졸피뎀에 손을 댄 것도 이 같은 이유로 추정된다. 미국 시민권자인 에이미는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출국 명령을 받아, 결국 2015년 1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강제 출국됐다.

환각 증세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할 때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일 인천 강화군의 한 펜션에서는 20대 남성 두 명이 졸피뎀을 복용한 뒤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실제로 졸피뎀은 두통, 구역질, 구토, 현기증, 기억 상실. 환각. 몽유병 증상 등을 일으키며, 약을 끊으면 불면증, 중추 신경계 부작용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단기간에 조금씩 사용해야 한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은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취침 직전 복용하고, 일어나기 전까지 최소 7~8시간의 간격을 두도록 용법과 용량을 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4년 7월 졸피뎀에 대한 허가사항을 바꿔 이러한 용법을 추가했다.

그간 키 160㎝, 몸무게 50㎏가량인 고유정이 체력과 체격에서 차이가 나는 키 180㎝, 몸무게 80㎏인 강 씨를 어떻게 혼자서 제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밝힌 대로 고유정이 졸피뎀을 이용해 강 씨를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으로 봤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아들을 보러 온 전 남편 강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아 왔다. 경찰은 고유정의 살인사체손괴ㆍ유기 혐의가 인정돼 12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ke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