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씨 사건의 증인을 자처하던 윤지오 씨를 상대로 그를 후원했던 시민 439명이 "윤씨의 거짓 진술 등에 속아 피해를 입었다"며 10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윤씨가 2009년 경찰 조사와 최근 활동을 종료한 검찰 과거사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단 등에서 주장한 진술 등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직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후원자들의 추가 소송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최나리 법무법인 로앤어스 변호사는 439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이 낸 후원금 총 1023만원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2000만원을 책정해 총 3023만원을 우선 청구했다. 최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윤씨가 본인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한 것에 대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하고 부당 이득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청구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연락을 주는 후원자를 모아 2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머물던 윤씨는 지난해 익명으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등과 관련해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11월 말 진상조사단에서 비공개 조사도 받았다. 올해는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발간하고 지난 3월 조사단, 국회 등을 다니며 공개 활동을 벌였다. 또 올해 4월에는 본인의 신변을 보호하고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겠다며 후원금을 모금했다. 모금 규모는 총 1억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09년 장씨 사망 후 리스트를 실제로 본 김대오 기자, 윤씨와 친분이 있었던 김수민 작가 등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윤씨 주장에 대한 신뢰성 의혹이 제기됐다. 또 장씨가 성추행을 당하는 것을 봤다는 주장도 2009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차례 진술이 번복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박훈 변호사는 윤씨를 사기혐의로 고발했고, 논란이 커지자 윤씨는 캐나다로 출국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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