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헝가리 추돌 크루즈선 탑승자 “물속의 사람들 봤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딪히는 느낌 전혀 못 받아" / 바이킹 시긴 탑승자 중 다친 사람 無 / 사고 발생 30여시간 지났지만 추가 구조소식 아직

세계일보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와 추돌한 ‘바이킹 시긴’이 30일 오전(현지시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대형 크루즈선 탑승객들이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났다’며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허블레아니와 추돌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의 선박 뱃머리에는 긁힌 흔적이 뚜렸했지만, 이 배의 탑승객들은 추돌 당시의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딪히는 느낌 받지 못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바이킹 시긴에 타고 있던 미국인 관광객 진저 브린튼(66)은 “우리는 발코니에 있었고,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물속의 사람을 봤다”면서도 “우리는 뭔가에 부딪히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단지 물속의 사람들을 봤고, 정말 끔찍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세계일보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 수색 작업 현장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경찰과 군 병력의 합동 수색 작업이 펼쳐지는 가운데 크레인선 한 대가 사고 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선박의 또 다른 탑승객인 미국인 관광객 클레이 핀들리(62)는 “사람들이 배 뒤쪽에 있는 상황에서 배가 뒤집히는 것을 봤다”며 “그것은 10∼15초 사이에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핀들리는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며 “단지 그처럼 끝났다. 나는 누군가가 빠져나오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에서 바이킹 시긴에 타고 있던 탑승객 중 다친 사람은 없다. 바이킹 시긴은 올해 건조된 신형 선박으로 선체의 길이가 135m, 폭 29m, 5000GT(총톤수) 규모다. 배에는 95개의 객실과 식당, 라운지, 발코니 등이 있고 95∼190명의 승객이 동시에 탑승 가능하다. 사고 당시에는 180여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30일(현지시간)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군인들이 군용 선박을 타고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다페스트=EPA연합뉴스


◆사고 발생 30여시간 지났지만 “추가 구조자 없어”

이번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19명이 실종된 상태지만 사고 발생 후 30여시간이 지나도록 추가적인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워낙 현지 기상 상황이 안 좋고 물살도 세서 구조 활동에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세르비아·크로아티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다뉴브강 하류 인접 국가에 실종자 수색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해당 국가들로부터) 긴밀한 협조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5분쯤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사진작가 3명 등 한국인 3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7명이 구조됐지만, 7명은 사망했고 19명은 실종상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