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침몰 사고 목격자 "구명조끼만 정상적으로 지급됐더라도"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 당시 영상 공개(서울=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헝가리 의회에 설치된 웹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사고 영상을 보면 사고 유람선과 추돌 사고를 일으킨 대형 유람선이 선박들로 복잡한 강을 운항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고 현재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상태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침몰 사고의 목격자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다페스트 현지인데 한국관광객 배 전복사고 났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참좋은여행사 유람선 관광에서 배 전복사고가 났다"면서 "저는 다른 투어라 다른 배를 탔는데 앞에서 모든 배가 다 서길래, 웅성웅성했는데 우리 배 앞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인솔자분 말씀하시길 승객 대부분은 저와 같은 한국인 관광객이라더라"라면서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있는 데다 유속도 빠르고, 여기는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인솔자분 말로는 안타깝지만 인명피해가 클 것 같다는데 모두 구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이날 "헝가리 선박사고 현지상황 좀 더 자세히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추가로 게시하면서 "어제 가족들 인솔하느라 정황이 없어서 간단히 적었었는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인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좀더 자세히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관광 코스는) 밤에 더 경치가 좋아서 대부분의 관광객이 밤 시간대를 선택한다"라면서 "큰 강이고 다리나 건물들에 있는 약간의 조명이 전부인지라 어두워서 구조활동이 여의치가 않아 보였다. 현지 경찰들이 쾌속정으로 계속 수색 진행하고, 주변 다른 배들이 모두 멈춰 주위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작성자는 "유람선 야경투어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여행사나 헝가리 유람선 업주들이 운행을 중단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면서도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졌고, 때문에 강물 수위도 도로 바로 아래까지 찼으며 유속도 엄청 빨라서 운행이 중단되어야 마땅할 정도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던 점이 사고의 주요 원인인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부분의 선박들이 모두 무리한 운행 중이었고, 유속이 빨라 선박간의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며 "대형 크루즈가 다리를 지나는 도중이어서 소형 선박을 못 봤거나, 유속 때문에 의도치 않게 정상적인 방향으로 운행이 불가능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50분 정도 진행되는 투어인데도 구명조끼나 튜브/ 비상정에 대한 헝가리 유람선 측의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라면서 "구명조끼만 정상적으로 지급됐더라도 이런 심각한 수준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만 남는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29일(현지시간·한국시간 30일) 오후9시께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을 태운 유람선 '하블리니'(인어)호가 대형 크루즈와 충돌하면서 침몰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한국인 33명 중 7명이 사망했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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