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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구명조끼도 안내문도 없었다"···헝가리 유람선 관광 '위험천만' 실태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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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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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하면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구명조끼 착용에 대한 현지 유람선 관광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3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헝가리 여행 당시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다뉴브강 폭이 좁은데 유람선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생각했었다”며 “사진 촬영을 위해 외부에 나와있을 때에도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고 여행 당시를 떠올렸다.

이달 여행을 했다는 한 네티즌은 “배에 한국인이 80∼90%였다”며 “구명조끼도 없고 사고 나면 어떻게 하라는 안내문 조차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지난해 유럽 여행 가서 탔던 바로 그 유람선이다”라며 “구명조끼 없이 타서 사고가 나면 아찔할 거 같은 생각을 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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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참좋은여행사 측은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지침 준수 여부에 대해 “통상적으로 구명조끼를 입도록 하고 있는데 사고 당시 착용 여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과 헝가리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밤 9시께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운항하던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헝가리 의회와 세체니 다리 사이 강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33명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여행을 하던 한국 관광객들로 확인됐다. 여행사 측은 자사 인솔자를 포함해 모두 31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탑승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과 구조 당국은 지금까지 14명을 물 밖으로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7명은 생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9명은 실종상태다. 사망 및 실종자와 다행히 구조된 사람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을 인솔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사고 선박에 가족 단위 관광객 9개 팀이 탔으며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헝가리 소방 및 경찰 당국은 국회의사당과 가까운 세체니 다리에서는 한쪽 교통을 통제한 채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머르기트 다리에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 침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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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고는 늦은 밤에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다. 외신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았다. 이달 들어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다뉴브강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헝가리 M1 방송은 강물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높이는 5m에 이르고 며칠 내에 5.7∼5.8m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앞에서 모든 배가 갑자기 섰다며,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빨라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는 말을 인솔자가 했다고 전했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다른 배에 타고 있다가 글을 올렸던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전했다. 사고 선박에 탔던 관광객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갖췄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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