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21일 무기한 휴진 철회해
다른 '빅5' 병원도 철회할까 관심 쏠려
무기한 휴진 철회소식 일단 환영하면서
일부 환자단체·보건의료노조 투쟁 선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철회하면서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소속 개원의들의 집단행동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21일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비대위는 이달 6일, 정부에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고 17일부터 응급·중증·희귀진환 등을 제외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및 시술을 중단한 바 있다. 휴진에는 네 곳 병원의 진료 교수 중 54.8%가 참여했다.
튜표결과를 발표한 비대위는 “정부는 불통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지 무능한 불통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의 휴진 철회 소식에 환자들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치과 치료로 서울대병원에 다니는 최경희(77)씨는 “얼마 전 허리가 아파 치료를 문의한 적이 있는데 병원에서 안 된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이 컸다”면서 “요즘은 명절에 병원 오는 것처럼 사람이 없고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이런 결정이 나와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암 수술 부산에서 올라와 검사를 받고 있는 허 모(43) 씨는 “4월쯤 방사선 치료 후 방사선 폐렴 검사를 받기 직전에 담당 의사가 사직해 검사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대병원이 이런 결정을 내렸으니 다른 병원도 따라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철회하고 나선 가운데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이 포함된 가톨릭의과대학 교수들도 20일 무기한 휴진 여부를 논의했다. 다만 결론이 나지 않아 주말까지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비대위,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도 휴진 등 향후 행동을 논의하거나 휴진을 예고하고 나섰는데 서울대병원의 휴진 철회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장기화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환자들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대규모 투쟁을 예고하고 나서는 등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모양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다른 환자단체들과 함께 내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희귀질병을 앓고 있거나 외부 활동이 힘든 환자들이 무더운 여름에 길거리로 나서 집회를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환자들의 불만과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1일 “4개월간 보건의료 노동자들도 참을 만큼 참았고 버틸 만큼 버텼다”면서 “6월까지 의정 갈등 해소와 전면적인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사 단체와 정부를 대상으로 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