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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헝가리 유람선 사고, 선령 70년 된 선박…2년 전에도 경미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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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Hajoregiszter.hu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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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한국인 33명을 태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해 현재까지 사망자 7명과 실종자 19명을 낸 유람선 ‘하블라니(hableány·인어)’는 1949년 우크라이나에서 건조된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선박등록 단체(Hajoregiszter.hu)에 따르면 하블라니 유람선은 옛 소련이 설계한 ‘모스크비치’급 선박 중 하나다. 1948년 모스크바에서 생산이 시작된 모스크비치급 선박과 거의 같은 사양으로 우크라이나 헤르손(Kherson Shipyard) 조선소에서 건조됐으며 1980년대에 헝가리제 새 엔진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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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등록 사이트에 따르면 하브라니호는 1949년 헤르손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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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블라니는 1949년 건조돼 2003년부터 헝가리의 ‘파노라마 덱 선박 회사’가 인수해 운영했다. 최초에는 150인승으로 설계됐으나 현재 운영사인 파노라마는 최대 60인승, 관광 유람선으로 운영할 때는 45인승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블라니 소유 회사인 ‘파노라마 덱’(Panorama Deck)은 회사 홈페이지에 12척의 보유 유람선을 소개하면서 가장 작은 선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중갑판의 하블라니는 통상 강 유람에 이용되고 있으며, 150마력의 엔진을 갖추고 있다.

일반 소형 유람선처럼 아래층에는 비바람이나 햇볕을 피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위로는 옥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측은 2003년 운항을 시작한 하블라니가 사고 당시 기술적인 문제를 가졌다는 정보는 갖고 있지 못하다며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받았다고 현지 방송에 설명했다.

회사 대변인은 CNN 방송에 “침몰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 평범한 날이었고 통상적인 운항을 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을 담당하고 있고,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조짐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하블라니가 2년 전인 2017년 6월 29일 사고지점에서 4km 떨어진 페퇴피 다리 인근에서 경미한 충돌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고원인은 역추진으로 추정되며 다뉴브강 방파제를 들이받았다고 한다. 헝가리 매체는 당시 목격자를 인용해 “하블라니호가 기둥을 치면서 큰 소리가 났고,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과 여행가이드 등 한국인 33명과 현지인 승무원 2명 중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는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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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0일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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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전문 소방관 96명, 소방차,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군 병력과 잠수부, 수상경찰 등 수십 명의 구조 인력이 총동원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헝가리 전국구급차협회 측도 현장에 앰뷸런스 17대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구조와 수색 작업의 범위를 헝가리 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했다고 국영 M1 방송이 보도했다. 헝가리 다뉴브강 일대에서 구조선 외에는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다뉴브강 양쪽에 정박한 선박들이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수색 및 구조를 도왔고, 사고 지점 하류에 있는 다리 위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제작진도 강물에 조명을 비췄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강둑에서 경찰관들이 아래로 손전등을 비추며 실종자들을 찾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폭우로 물살이 강하고 빨라진 데다 바람이 세게 불고 수심이 깊어져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물살 탓에 자정 전에 구조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새벽 2시께 머르기트 다리에서 3m 떨어진 다뉴브강 바닥에서 침몰한 유람선을 찾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곳에서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됐는지, 유람선을 언제 인양할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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