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24년 만에 기내면세점 내 담배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비수익노선 정리, 무급휴직·희망퇴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한 만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제기되면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면세점이 오는 31일부터 영업을 개시, 각 항공사들의 기내면세점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현재 내부적으로 기내면세점 내 담배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모든 여객기에서의 기내 면세점 담배판매를 중단한 것은 1995년이다. 같은 풀서비스항공사(FSC)인 대한항공(2008년)보다 13년이나 앞선다.
지난 1991년 국내 최초로 전사업장에 금연구역을 선포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사적인 금연운동이 시작되면서 일찌감치 기내면세점 담배판매도 중단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그룹 방침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내 품목 선택 확대를 통한 고객편의 제고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담배는 갈수록 매출액이 감소하는 기내면세점 매출 회복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 매출액은 5년째 하락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4년 기내면세점 매출액은 각각 2074억원, 122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542억원, 902억원으로 두 항공사 모두 25%이상 급감했다.
이에 비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기내면세점에서 담배를 판매한다. 기내와 선내에서 면세품 판매는 특허를 취득해야 하는 국내 면세점과 달리 신고제로 담배 취급 여부는 각 항공사와 선박회사가 결정하게 된다. 다만 LCC들은 기내면세점 운영을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 담배는 술, 향수와 함께 인기품목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면세점 품목에 담배를 추가할 지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엔 이달 31일 문을 여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도 한 몫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들은 이번 입국장 면세점 오픈으로 기내면세점 매출액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입국장 면세점에선 최고 인기품목인 담배는 팔지 않는다.
한편, 입국장 면세점 오픈에 맞춰 다른 항공사들 역시 기내면세점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오는 6월 탑승객을 대상으로 기내 면세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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