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입지적으로 가까워 수요가 많거나 수도권 3기 신도시 영향으로 기반시설이 확충될 땅은 사업자가 몰리면서 공급예정가의 2배 넘는 수준에 낙찰됐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지역 핵심 입지라도 유찰됐다.
LH가 지난 달 공급공고를 낸 경기도 파주운정신도시 중심상업용지는 총 13개 블록 중 7개 블록이 유찰됐다. 운정지구 토지이용계획도. /LH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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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지난 4월 공급공고를 내고 이달 16일 입찰자를 뽑은 경기도 파주운정신도시 중심상업용지는 총 13개 블록 중 7개 블록이 유찰됐다. 운정지구는 파주 다율동, 동패동, 목동동, 와동동 일원 945만2624㎡ 면적으로 총 4만7776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수도권 2기 신도시이며, 중심상업지구는 경의중앙선 운정역 인근에 있다.
보통 중심상업지구는 업무·판매·교통시설이 밀집된 노른자위 땅이다. 그런데도 공급된 블록의 절반 넘게 유찰됐다는 건 사업자들이 운정신도시의 전망을 그다지 밝게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이 목동동 신축 단지 인근에 계획돼 경의중앙선 인근에 있는 중심상업용지 경쟁력이 드러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주택용지인 김포 마송B1블록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곳은 전용 60㎡ 이하 572가구와 전용 60~85㎡ 270가구 등 842가구, 지상 17층짜리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인데, 수의계약에서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포에서도 서쪽 끝에 있어 교통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인근 주택 물량 부담 우려로 사업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달 공급된 고양 덕은 준주거용지 2개 블록은 모두 낙찰됐다. 공급예정가격이 52억2600만원인 덕은동 90은 67억9500만원에 낙찰돼 30%가량 높은 가격에 팔렸고, 덕은동 90-1은 56억8900만원에 낙찰돼 예정가보다 20%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 덕을 볼 수 있는 지역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바로 옆인 데다, 신규 철도 노선인 고양선이 추가되는 고양 향동도 가깝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 인근 땅도 대부분 주인을 찾았다. 하남감일지구 상업용지(2-1·2-2·3-1블록)와 주차장용지 모두 공급예정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특히 상업2-1블록의 경우 공급예정가 146억원의 2배를 웃돈 327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다른 상업용지도 모두 공급예정가보다 약 2배 가까운 낙찰가를 기록했다. 감일지구는 교산지구에 들어오는 서울지하철3호선 연장선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다.
지난달 공급된 위례지구 상업용지(일상9-1)도 공급예정가보다 51% 높은 1151억원에, 3월 공급된 고양향동 상업용지 9개 블록도 모두 낙찰됐다. 양주옥정지구 공동주택용지 A10-1, A10-2블록, A17-1, A17-2블록은 물론 성남고등지구 상업시설·근린상업용지 15곳도 공급예정가를 크게 웃돈 가격에 낙찰됐다.
분양대행사 예성씨앤씨 권기택 대표는 "분양시장이 호황일 땐 없어서 못 샀던 공동주택용지인데, 최근에는 주택시장 부진과 3기 신도시 선정 등으로 사업자들이 까다롭게 입지를 따지면서 유찰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거나 딱히 대규모 교통 인프라가 들어서지 않을 땅은 당분간 유찰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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