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반발' 커진다]
"교통대책, 선거용 홍보 상품"
곳곳 반발에 공급계획 난항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3기 신도시가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신도시로 지정된 주민들은 ‘헐값 강제수용’에 반대하며 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등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산·검단·운정 등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의 광역교통대책이 ‘재탕에 실효성도 없다’고 지적하며 더욱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 정부 임기 내에 부지 조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토지 보상은 늦어도 내년까지는 마무리하고 오는 2022년부터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팎의 반발로 인해 이 같은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 과천, 남양주 왕숙 등 지난해 말 신도시로 지정된 주민들은 강제수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남 교산지구의 7개 유관단체 회원들이 일괄 사퇴하며 정부와의 협의를 전면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김상호 시장이 주민들의 사전동의 없이 정부와 협약을 해 화를 자초한 뒤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는 만큼 하남시정에 협조한다는 것은 춘궁동 주민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사퇴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석철호 교산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유관단체장들과 협의해 6월 말쯤 계획했던 일괄 사퇴를 굳이 미룰 것 없이 앞당겼다”면서 “앞으로 신도시 백지화에 더욱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광역교통대책 발표 이후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3기 신도시로 인해 기존 주택 단지의 슬럼화와 집값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일산신도시연합회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GTX, 인천 2호선, 대곡~소사선 연장, 3호선 파주연장 등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간담회에서 내놓은 교통대책은 10여년 전부터 내놓은 선거용 홍보 상품일 뿐”이라며 “3기 신도시 대책은 기존 1·2기 신도시 대책에서 새로운 것이 없는 지난 총선 공약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검단도 이번 대책이 대다수 이미 예정됐던 사업이어서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검단신도시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인천 2호선 연장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서울 접근성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며 “서울로 직접 나갈 수 있는 철도·간선급행버스 체계(S-BRT) 등의 광역교통망과 도로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1·2기 주민들은 25일 다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