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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거래절벽? 가격 하락?…"초고가 아파트값 더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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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거래절벽을 맞고 가격 하락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십억원이 훌쩍 넘는 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상승세다.

고가 아파트를 정조준한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 인상도 무색할 정도.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분양시장에선 대출 제한 때문에 9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외면 받는 상황과 대조된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164㎡가 최근 26억원에 팔렸다. 지난 9·13 대책 전후만 해도 해당 면적의 매매가격은 24억~25억원 수준이었다. 이번에 거래된 집이 50층 이상 고층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보다 값이 뛰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고급·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붐을 일으킨 타워팰리스는 1~3차 모두 전용면적이 84㎡가 넘는 대형으로만 구성됐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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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지표와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국토연구원이 집계한 가장 최근 지표인 4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4.2포인트 하락한 91.9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달보다 주택 가격이 올랐거나 거래가 늘었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수도권만 떼놓고 봐도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5에 불과하다.

부동산 대책 이전보다 가격이 오른 초고가 아파트는 타워팰리스만이 아니다. 정부 규제가 발표된 직후 잠시 거래가 주춤했던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의 고급 랜드마크 아파트들은 대부분 올랐다. 정부가 공시가격과 시세 간 괴리를 줄이겠다며 9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을 두 자릿수로 올렸지만, 자산가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의 전용면적 145㎡는 올해 들어 매매가격이 36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해당 크기 아파트는 33억~35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도 모든 가구가 182㎡ 이상인 대형으로만 구성됐다. 지난해 18억원대까지 올랐던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1차’ 전용면적 167㎡의 매매가격은 올해 20억원까지 상승했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고가 아파트 중에서도 초고가 아파트는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과 별개로 움직인다"며 "랜드마크 아파트로 인식되는 초고가 아파트 중에서도 가구 수가 작아 매물 자체가 부족한 단지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72억원에 거래되던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전용면적 243㎡는 올해 73억원에 팔렸다. 모든 집이 전용면적 84㎡ 이상, 최대 284㎡(약 86평)로 지어진 한남더힐은 600가구에 그친다.

아예 매매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아파트도 있다. 한강 조망 아파트 중에서도 고급 주민시설을 갖춘 것으로 유명세를 치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면적 84㎡짜리가 지난해 30억원을 넘어섰지만, 지난 9월 이후로 신고된 거래가 없다.

유한빛 기자(hanv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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